무차별 공격 가능성 조사… 피해 학생과 용의자 면식 없어
범행 직후 북쪽으로 도주… 방범 카메라 분석 진행 중
일본 지역 사회 충격… 학생 안전 대책 강화 요청
지난 14일 오후 8시 25분경,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福岡県北九州市)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 두 명이 신원 미상의 남성에게 흉기 공격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15세 여학생 나카지마 사아야(中島 咲彩) 양이 복부를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했으며, 동급생 남학생(15세)은 허리 부근을 찔려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경찰과 수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매장 내에는 대략 10명 정도의 손님이 있었다고 하며, 주문 카운터 앞에는 2~3명이 줄을 서 있었고 피해 학생들은 그 줄의 마지막 부분에 서 있었다. 범인은 국도를 향한 출입구를 통해 매장 안으로 들어와 별다른 말 없이 흉기를 휘둘렀으며, 앞쪽 고객들 옆을 그대로 지나간 뒤 맨 뒤에 있던 두 학생에게 접근해 공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나카지마 양은 앞에서, 남학생은 뒤에서 각각 칼에 찔린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범행 직후 흉기를 든 채 매장을 빠져나가 북쪽 방향으로 도보로 도주했다. 경찰은 범인이 회색 상의, 검은 바지, 노란색 샌들 같은 신발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나이는 약 40대, 신장 약 170cm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약 90명의 수사 인력이 특별 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주변 방범 카메라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수집·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유력한 단서는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사건 발생 당일 늦은 시각, 인근 자동차 판매점 부지에서 수상한 인물을 목격했다는 정보가 있으며, 이 부지에서 담배꽁초를 수거하는 등 단서를 찾기 위한 수사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남학생은 범인과 전혀 면식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여학생과 범인 사이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한 점, 피해자들과의 연관성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무차별적인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역 사회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해당 맥도날드는 학원가 인근에 위치해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던 곳으로, 평소 치안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여겨져 온 지역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기타큐슈시 교육위원회는 등·하교 시간대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해 보호자, 지역 자원봉사자, 경찰이 함께 통학로 순찰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후쿠오카현과 현 교육위원회는 공·사립 유치원, 초·중·고교에 대해 일몰 전 하교와 부활동 중지, 외출 자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 대책을 즉시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사건 직후 현장을 찾은 지역 주민들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꽃을 놓고 손을 모으는 등 슬픔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하루빨리 범인이 검거되어 학생들과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길 바란다”는 심경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귀가 시간을 앞당기거나 차량 동승 귀가를 선택하는 등 각자 대처에 나서고 있으며, 범행 동기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범인을 하루빨리 잡아줄 것을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경찰은 주변 지역의 방범 카메라 영상을 본격적으로 수집·분석하는 한편, 목격 정보를 토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특정한 원인이나 관계없이 무고한 학생을 겨냥한 흉기 범죄일 가능성이 거론되며, 일본 지역 사회는 조속한 용의자 검거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간 무차별적인 흉기 난동 사건이 간헐적으로 발생해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8월 도쿄 시부야에서는 15세 여중생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두 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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