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145% 급등하며 최근 며칠 사이 심리적 지지선인 10만6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7일(현지시간) 10만8000달러선도 처음 돌파하며 11만달러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33분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22% 내린 10만6734달러(약 1억5340만원)에서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10만83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사흘 연속 신고가다.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점차 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수용하는 추세다.
그러나 모든 이가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일부 전문가는 내년에 비트코인이 조정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 약세론=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2025년에 비트코인이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레진 전략가는 내년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위험자산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관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이 내년 말까지 약 4만50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리라 본다. 현 수준에서 57% 떨어지는 셈이다.
그는 내년 금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것이라며 경제 약세 기간 중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눈돌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금 같은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라 기술주처럼 변동성이 큰 자산 투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내년에 기술주 약세장이 발생하면 비트코인 가격도 급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강세론=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주식시장 강세론자이자 시장조사업체 펀드스트랫의 이사인 톰 리는 비트코인 강세 전망을 내놓았다.
리 이사는 내년 비트코인이 140% 상승해 25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추진한다면 비트코인은 그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새해를 앞둔 비트코인에 순풍이 둘이나 불고 있다.
첫째가 비트코인 반감기(halving)다. 비트코인 반감기 사이클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동반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 반감기는 지난 4월 20일 발생했다. 반감기는 4년마다 진행된다.
반감기는 채굴자들이 암호화 문제 해결 뒤 얻는 비트코인의 양을 절반으로 줄인다. 그 결과 시장에 대한 공급량이 제한된다.
공급이 주는 상황에서 수요가 일정하거나 늘면 가격은 상승하게 마련이다.
두 번째 순풍은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정부 규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강력한 가상화폐 지지자로 간주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親)가상화폐 성향의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듯 최근 그의 2기 행정부 인선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이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을 발표·시행한다면 내년에 비트코인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펀드스트랫의 숀 패럴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는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이 비트코인 가격을 50만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 수준에서 381% 더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리 이사는 16일 공개한 노트에서 최근 발간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백서도 언급했다. 블랙록은 백서에서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의 2%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라고 권했다.
이는 기관의 비트코인 수용을 더 촉진하고 가상화폐 수요를 증가시켜 가격 상승에 한몫할 수 있다.
한편, 기술분석 전문가인 금융분석 업체 페어리드스트래티지스의 케이티 스톡턴 공동 창업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주 후반 개당 10만달러(약 1억4370만원)를 넘어선 뒤 강세 신호 3가지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페어리드스트래티지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기술적 단기 신호는 지난주 ‘중립’에서 벗어나 ‘강세’로 전환했다. 이미 강세 구간에 있는 중장기 모멘텀 신호와 합류한 것이다.
스톡턴은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몇 달 안에 12만400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16일 공개한 노트에서 "비트코인이 통합 단계에서 벗어나 단기 모멘텀을 다시 보이고 있다"며 "이는 연말까지 강세 편향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트코인의 일간 이동평균 지표가 ‘매수’ 신호에 근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톡턴은 이동평균수렴확산지수(MACD)로 다양한 시간대에서 모멘텀과 추세를 포착한다.
MACD는 기술 분석가들이 유가증권 가격의 두 이동평균 간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추세 추종 모멘텀 지표다. 매수 또는 매도 신호를 명확히 제공하기 때문에 특히 유용하다.
17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가 10만8369달러를 기록했을 때 MACD 지표에서 ‘매수’ 신호가 포착됐다.
스톡턴은 별도의 주간 지표가 과매수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강한 모멘텀이 지속하는 동안 몇 주간 그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초기 지지선을 상승하는 50일 이동평균선인 9만26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수준에서 약 15%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스톡턴은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몇 달 안에 약 17% 상승해 12만4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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