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무주택자가 5개월 만에 감소했다. 잇단 가계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20·30대 '영끌족'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현황에 따르면 11월 서울에서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자는 3804명으로 전달(5167명)보다 26% 감소했다.
지난 7월 4979명으로 올해 첫 4000명을 돌파한 이후 8월 5037명, 9월 5053명, 10월 5167명으로 3개월 연속 5000명대를 유지해 왔으나 11월 들어 추세가 급격히 꺾인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가 2021년 11월(7886명) 이후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 청년층이 많이 감소했다.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집을 사는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주택 구매)이 많은 20·30대는 다른 연령대가 부침을 거듭할 때도 꾸준히 증가하며 서울 지역 오름세를 주도해 왔다. 지난 10월 3139명에 달했던 20·30대 매수자 수는 11월에 2318명으로 800명 이상 줄면서 7개월 만에 감소했다. 특히 30대 매수자가 이 기간 2566명에서 1873명으로 한 달 새 700명 가까이 줄었다.
생애 첫 주택 구매자가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은 잇단 대출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지난 9월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대폭 낮췄다. 시중은행들도 이에 맞춰 대출금리 인상과 주담대 만기 단축,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 등에 나섰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2일부터 무주택자 대상 저금리 대출상품인 디딤돌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탄핵정국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각종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 피로감 때문에 대출 레버리지(지렛대)로 집을 마련했던 젊은 층도 4분기부터는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탄핵정국과 미국 트럼프 정부 2기 출범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변수까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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