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농심과 삼양식품이 생산시설 확대 및 현지화 전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 큰 성과를 거둔 두 업체는 내년에도 글로벌 영토 확장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첫 해외공장을 중국에 짓는다. 해외사업 총괄법인인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를 설립하고 약 647억원을 출자하고 이 회사를 통해 중국 생산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삼양식품 자기자본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출자는 내년 12월 31일까지 분할 진행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신설 법인의 지분 90%를 소유하며 투자 자금은 전액 현금으로 조달된다.
신규 법인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중국생산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공장을 건설해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이 첫 해외공장으로 중국을 낙점한 이유는 현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용 면에서도 다른 국가보다 저렴한 만큼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전체 매출의 78%가 해외에서 발생할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수출 물량 증가에 대응하고자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밀양2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완공 시 밀양에서만 연간 5억6000만 개의 라면이 생산 가능하다.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 익산, 밀양1공장)에서 약 25억개로 증가한다.
다만 밀양2공장 완공 후에도 2027년쯤이면 다시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에 집중된 공장을 해외로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삼양식품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만큼 생산공장을 통해 제품을 현지화하는데 이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현지에서 '훠지멘'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밀양1, 2공장 생산분은 글로벌로 수출해 물량을 분산하며 공급량이 원활히 이뤄질 전망이다.
일찌감치 미국시장을 선점한 농심 역시 해외시장 영향력 확대에 손발을 걷어부쳤다. 현재 해외에 5개 생산법인과 4개 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여 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생산력 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심은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다.
완공 시 농심의 연간 수출 생산능력(capa)은 기존 5억개에서 10억개로 증가한다. 이 공장은 약 1만7000㎡(51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5만1000㎡(1만5500평) 규모로 건설되며 내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한다.
농심은 앞서 지난 10월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에 용기면 생산 고속라인을 추가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미국 법인의 연간 생산 가능량은 기존 8억5000만개에서 10억1000만개로 늘었다. 농심은 내년 초 유럽 판매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라면의 인기가 날로 뜨거워지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면류 수출액은 11억178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증가했다.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0억208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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