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의 한강버스 진수식 불참을 두고 공개적 비난을 가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의회의 예산안 심의 경시 논란에 휩싸였다. 시의회 측은 한강버스 사업 추진 과정의 부실과 밀실 행정을 질타하며 “시장이 오히려 의회 본연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맞서고 있어, 향후 한강버스 사업 추진은 물론 시정 전반에 걸친 의회-행정부 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송재혁 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6)은 지난 13일 열린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오 시장이 예산안을 심의하느라 한강버스 진수식에 불참한 민주당 시의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며 “이는 서울시의회를 경시했던 평소의 생각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에서 한강버스 진수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한 분도 안 계신다. 오지 않기로 마음들을 먹으셨다는데 참 이래서 되겠습니까”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실제 이날 진수식 현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만 다수 참석한 상태였다.
송 의원은 “오 시장은 예산안 심의를 중단하고 자동차로 4시간이 걸리는 경남 사천까지 달려오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비난했다”며 “이는 시의회의 예산안 심의를 경시했던 평소의 생각을 표출한 게 아니라면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간 민주당은 한강버스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50톤 소방정도 1년 반이 소요되는 건조 기간을 150톤 한강버스 제작엔 불과 5개월로 잡은 부분, 적자 예측이던 비용추계가 흑자 전환 시나리오로 급전환되는 과정에서 보험료나 선박 검사료, 선박 내용연수 등 핵심 수치들이 수 차례 뒤바뀐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민간 업체 이크루즈 간 합작법인 ‘㈜한강버스’ 설립도 전에 서둘러 선박 계약을 체결한 배경, 실적이 전무한 신생 업체와의 단독 입찰 계약의 불가피성, SH의 무리한 참여로 인한 재정 건전성 훼손 가능성 등 여러 의문을 던져왔다.
송 의원은 “시장님이 참 이래서야 되겠습니까”라며 오 시장의 발언을 그대로 되돌려주며 반박했다. 특히 진수식 당시 오 시장이 “직원들을 너무 고생시킨 것 같다”며 울먹인 장면을 두고 “직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하면 안 되는 일을 상급자의 지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라며 “오 시장이 무리한 지시로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고선 악어의 눈물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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