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나이 제한을 폐지한 미스 프랑스 선발대회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자가 탄생했다. 그런데 국내 누리꾼들은 준우승자에게 보다 강한 눈길을 두는 분위기다.
최근 프랑스 최고의 미인을 뽑는 대회 '미스 프랑스 2025'에서 왕관을 쓴 이는 흑인 안젤리크 앙가르니-필로퐁이었다. 카리브해 프랑스령 섬 마르티니크 출신의 항공사 승무원으로 올해 34세다.
1920년 시작된 이 미인 대회는 24세 이하에 미혼이며 출산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출전 자격 요건을 2022년 폐지했다.
앙가르니-필로퐁은 “아마도 30대가 최고의 나이인 것 같다”며 “절대로 늦지 않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미스 프랑스는 일반 대중 투표(50%)와 여성 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투표(50%)로 결정된다.
올해 대회 결선에는 의사, 치과의사 등 다양한 직업의 여성 30명이 진출해 수영복 심사, 지역 의상, 드레스 행진 등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52세 여성도 도전했지만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런데 국내 온라인에서는 '스토리'가 있는 앙가르니-필로퐁 못지않게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백인 미인에게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하얀 피부, 금발에 8등신 몸매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서구 미인상인 릴루 에멜린-아르투소(21)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바비 인형을 연상시키는 완벽한 얼굴과 늘씬한 몸매를 지닌 그에게 국내 누리꾼들이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냐", "준우승자가 객관적으로 봐도 훨씬 이쁘다", "미인대회라는 게 예술이나 패션 같은 거라 내가 이해를 못한 건가", "인종차별이라 매도당할까 봐 1등, 2등을 바꿨나"는 편협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몇 년간 세계를 지배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다양성’이었다.
오랜 기간 백인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서구 미인 대회에서 흑인 여성의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달라진 미의 기준과 흑인 여성의 위상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동양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흑인보다 백인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남아 있고, 많은 사람에게 백인이 흑인보다 더 아름답다는 획일적 미의 기준이 작동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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