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박해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으로 구성된 '내일의 공공과 에너지, 노동을 생각하는 의원모임'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연구과제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임금체불의 원인 분석과 사전예방을 위한 대책 연구'를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 이종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현재 임금체불이 사회적 재난이라고 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임금체불 실태와 원인 파악을 위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연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통해 임금체불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데, 최근 자료를 보면 도산 등 '경제적 요인'이 81.5%에 이른다"며 "사업주 인식부족 등 비경제적 요인의 비중은 매우 낮아 사전예방 조치를 통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한국기업데이터 DB를 이용한 분석결과를 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체불유형 정보가 있는 12만1371개 사업자를 분석한 결과에서 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임금체불은 사업자 기준 19.9%, 노동자 기준 56.8%"라고 했다. 이어 "반면 비경제적 요인으로 인한 임금체불은 사업자 80.1%, 노동자 43.2%다"라고 했다.
사업자 기준으로는 비경제적 요인이 높고 노동자 기준으론 경제적 요인이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임금체불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사업장 근로감독 부족 ▲노동조합 쇠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해소대책과 관련해 "한국이 비준한 ILO(국제노동기구) 제81호 근로감독협약을 준수해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근로감독 자원이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신고사건처리에 매몰돼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사단체 및 지방정부 등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LO 제81호 협약 제16조는 사업장에 대한 감독은 관계 법 규정의 효과적 시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수시로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ILO 제95호 협약을 비준해 임금지급 방법 등 노동기준의 명확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협약은 현행 근로기준법에 비해 임금의 개념과 근로자 범위가 더 확장될 수 있게 규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발제를 맡은 윤효원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감사도 ILO 제81호 협약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근로감독협약 81호는 근로감독의 기능을 두고 시간, 임금, 안전, 건강, 복지, 아동 및 연소자의 고용 등 근로조건 및 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규정의 집행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윤 감사는 "이는 근로감독이 개별적 근로관계를 넘어 집단적 노사관계에 개입하는 우리나라 현실과 충돌한다"며 "협약 제3조 2는 근로감독관에게 부여된 추가적 임무는 근로감독관이 주된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데 지장을 주어선 안된다고 규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이 법규정의 조사, 감시, 검사, 시찰 등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단적 노사관계의 관여 등 '추가적 임무'를 제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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