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이 영화 전문가 19명을 대상으로 올해 최고의 영화가 무엇인지 물었다.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영화는 무엇일까.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평론가, 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전문기자, 미디어작가 19명에게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세계 영화제 및 국내 영화제 일반 첫 상영작, 일반 첫 상영작, TV물, 해당 기간 중 처음으로 상영된 복원작을 대상으로 영화 10편을 뽑게 했다.
리스트 선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소원(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프로그래머), 김병규(영화평론가), 김봉석(영화평론가), 김소희(영화평론가), 김영글(미술작가), 김영우(서울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 김진아(UCLA 영화과 교수, 감독), 김혜리(씨네21기자), 김희천(미술작가), 듀나(영화칼럼니스트, 작가), 무진형제(미디어 작가 그룹), 문성경(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박인호(영화평론가), 박진형(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송경원(씨네21 기자), 장병원(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정성일(영화평론가, 감독), 정우성(영화평론가), 조혜영(영화평론가).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 로즈 글래스 감독의 ‘러브 라이즈 블리딩’, 미겔 고미쉬 감독의 ‘그랜드 투어’다. 모두 5명의 선택을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홍상수 감독의 31번째 장편 영화 '여행자의 필요'는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으로 홍상수 감독은 2022년 '소설가의 영화'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한번 은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온 여행자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분)가 서울을 돌아다니며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리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하는 비언어적인 순간들을 영화는 묘사한다.홍상수 감독 특유의 일상적이면서도 깊은 철학적 질문을 담아낸 작품으로 인물 간의 대화와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세계적인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권해효, 김민희, 송선미, 신석호도 나온다.
‘러브 라이즈 블리딩’은 치명적인 사랑과 욕망의 충돌을 강렬하게 그려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그랜드 투어’는 자연과 문명의 연결을 독창적인 비주얼과 실험적인 서사로 표현해 독보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클라우드’,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룸 넥스트 도어’, 왕빙 감독의 ‘청춘(하드 타임즈)’,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알랭 기로디 감독의 ‘미세리코르디아’가 각각 4명의 선택 받으며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클로즈 유어 아이즈’,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알리체 로바허 감독의 ‘키메라’,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의 ‘로봇 드림’, 오시야마 키요타카 감독의 ‘룩백’, 피얄 카파디아 감독의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 왕빙 감독의 ‘청춘’(홈커밍),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사랑은 낙엽을 타고’가 3명의 선택을 받아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클라우드’는 섬세한 심리 묘사와 독특한 미장센으로 주목받았다. ‘아노라’는 현대 도시 속 소외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룸 넥스트 도어’는 알모도바르 감독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됐다. 왕빙 감독의 다큐멘터리 ‘청춘(하드 타임즈)’은 사회적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새벽의 모든’은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서정적인 서사가 특징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독창적인 내러티브와 미장센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미세리코르디아’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시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여정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고, ‘추락의 해부’는 인간관계와 심리를 섬세히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키메라’는 독창적인 상상력과 서사로, 파블로 베르헤르의 ‘로봇 드림’은 인간성과 기술의 교차점에 대한 탐구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룩백’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감동적인 서사를 전달했고,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사회적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왕빙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청춘’(홈커밍)은 개인의 삶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탐구해 호평받았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특유의 유머와 따뜻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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