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硏·KIST·美 보스턴 의대, 퇴행성 뇌 질환 치료 접근법 제시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미 공동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되는 타우 단백질이 제거되는 원리를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정수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류훈 박사 연구팀, 미국 보스턴 의과대학 이정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발로신 함유 단백질'(VCP)의 타우 단백질 제거 기능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축적돼 발병하는 타우 병증의 하나이다. 전두측두엽 치매, 진행성 핵상 마비 등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타우 병증에 속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치매로 지난해 기준 국내 환자 수가 62만4천187명에 달하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만 있을 뿐 현재까지 개발된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연구팀은 동물모델에서 인간 타우 단백질 발현에 따라 VCP 발현도 함께 변화한다는 사실에 주목, VCP 발현을 조절해 타우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음을 밝혔다.
VCP는 단백질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단백질이다. 신경계와 근골격계에서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과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희소 질환인 '다기관 단백질 질환'(MultiSystem Proteopathy)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실험 결과 VCP 발현이 줄어들면 타우 단백질 축적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VCP 발현이 늘어나면 타우 단백질 응집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알츠하이머병 치매 관련 행동까지 개선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도 두 단백질이 반비례한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확인했다.
VCP가 자가포식(Autophagy·자신의 일부를 분해하는 작용) 하는 과정에서 타우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VCP 활성 촉진제와 자가포식 활성 촉진제를 함께 투여하면 타우 단백질 제거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정수 박사는 "아직 명확한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타우 관련 퇴행성 뇌 질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다른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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