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CEO는’ 기업 CEO들이 어떤 비전으로 기업을 꾸려가고 있고 어떤 환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경영 위기를 타개해나가고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배형근 대표가 우려하는 주주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부 주주들은 이번 유상증자를 반대하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유상증자에 제동을 건 것도 이들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배 대표가 유증을 꺼내든 건 체질 개선 목적임을 감안하면 이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다만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일이 주주 달래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상증자 제동…계획대로 추진 예정
현대차증권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금감원 조치로 일시적인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현대차증권이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와 관련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 이에 현대차증권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은 즉시 정지됐다.
증권신고서의 형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중요사항이 거짓 기재돼 있는 경우 등에 해당될 때 금감원은 회사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회사는 3개월 이내 정정신고서를 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현대차증권은 금감원의 요구사항에 맞춰 절차대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기존 계획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주들, 국민신문고 민원 접수
현대차증권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소식에 주주들 사이에선 반발이 일었다. 사실상 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지난 16일 기준 현대차증권의 시가총액은 2432억원이다.
일부 주주들은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다. 네이버 종목 토론 게시판에서 자신을 현대차증권 주주라고 밝힌 누리꾼은 지난 9일 이번 유상증자 관련 금융당국에 검토 및 조사를 요청했다며 “국민신문고-금융감독원에 민원 신청 접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를 이어갈 경우 주가는 영향 받을 수 있다.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같은 날 전일 대비 1.67% 하락한 7670원으로 장마감했다.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주가 반발한 유사 사례로는 최근 이수페타시스가 있다. 이수페타시스는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금감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강행하자 주가는 폭락했다.
내년 초 밸류업 프로그램 공시 예정
주주들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는 게 우려점이다. 다만 시설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계획인 만큼 현대차증권으로선 유상증자 결정을 물리기 어렵다. 이로써 주주들의 마음을 다시 얻는 일이 배 대표의 급선무 과제가 된 셈이다.
이를 위해 배 대표는 밸류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조직으로 현대차증권을 전환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사업부장 총 7명 중 6명을 교체했다. 젊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발탁하면서다.
인적‧조직적 쇄신을 통해 배 대표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에 앞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조만간 공시할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주주들이 우려하는 문제를 보완할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변경된 시장 상황을 반영해서 투자 위험 요소 등 일부 내용에 대한 보완 요청이 있었다”면서도 “유상증자 철회나 조건 변경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개편된 조직을 바탕으로 밸류업을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은 공시에 담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정정요구) 개별적인 사유나 구체적인 요구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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