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부키리치(오른쪽 끝)가 1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 원정경기 도중 스파이크로 블로킹을 뚫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정관장이 흥국생명의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15연승) 수립을 저지했다.
정관장은 1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5-23 14-25 25-22)로 이겼다. 정관장 쌍포 부키리치(34점·공격 성공률 48.39%)와 메가(20점·47.22%)가 흥국생명 김연경(26점·50.00%)과 피치(15점·76.92%)의 화력을 압도한 덕분이다.
이로써 3위 정관장(9승6패·승점 26)은 5연승을 달리며 4위 IBK기업은행(8승6패·승점 22)과 격차를 벌렸다. 선두 흥국생명(승점 40)은 개막 14연승 끝에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흥국생명은 이날 현대건설이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2차례 작성한 V리그 여자부 역대 최다연승 타이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주저앉았다.
흥국생명 못지않게 최근 정관장의 기세도 매서웠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블로킹과 서브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아 전략 구상에 고민이 컸다. 흥국생명 못지않게 우리의 분위기도 좋다”고 밝혔다.
역시나 흥국생명은 까다로운 상대였다. 정관장은 공격 성공률(42.95%), 블로킹(8개), 리시브 효율(22.35%), 범실(24개)에서 모두 흥국생명(40.65%·13개·29.33%·19개)보다 크게 나은 게 없었다.
그러나 염혜선과 메가가 부상을 털고 복귀한 정관장에는 고비를 넘기는 힘이 있었다. “우리는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다. 그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던 고 감독의 바람이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1세트부터 정관장의 의도대로 경기가 풀렸다. 정관장은 1세트에 유효 블로킹 11개로 흥국생명의 공격 성공률을 36.11%로 묶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8점(공격 성공률 53.33%)으로 분전했지만, 투트쿠가 4점(15.33%)에 그치면서 무기력하게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도 호조가 이어졌다. 정관장은 흥국생명의 유일한 득점 루트 김연경을 5점(44.44%)으로 막아내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21-17에서 부키리치의 후위 공격 범실을 시작으로 흥국생명 피치의 블로킹과 오픈 공격, 표승주의 퀵오픈 공격 범실로 동점을 허용했으나, 23-23에서 부키리치가 2연속 득점으로 2세트도 정관장에 안겼다.
정관장은 3세트를 맥없이 내줬다. 그러나 3세트 9-16에서 염혜선, 메가, 부키리치, 표승주, 정호영, 박은진을 모두 빼고 김채나, 신은지, 이예담, 이지수, 이선우, 곽선옥을 투입하며 4세트에 대비해 충분히 힘을 비축했다.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한 보람이 있었다. 활기를 되찾은 정관장은 4세트에 승부를 마감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벌였으나, 24-22에서 터진 메가의 퀵오픈 공격으로 적지에서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천|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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