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선물 거래로 전 재산을 잃은 투자자가 후회의 심경을 담아 쓴 글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투자자 A 씨는 17일 코인 관련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재산 청산당했네요 (퇴학 신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여기엔 그의 코인 투자 과정과 거래 내역 인증샷 등이 담겼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9년에 코인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전업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창피하지만, 스스로 전업이라고 믿었고 전업한 지 6년 차가 됐네요.
처음에는 반찬값이나 벌어볼까 해서 시작했는데, 시드가 커지고 수익도 커지다 보니 정신줄을 놓게 됐고, 자연스레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전업이라 쓰고 백수라 읽는다...)
운이 좋게 불장에 코인을 했었는데, 그걸 매매 실력이 좋아서라고 잘못 알았네요.
손실이 커지다 보니 현물만 하다가 빠르게 복구할 욕심에 선물 매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최대 3배 레버리지로 선물을 하다가 물리게 되니, 물을 탄다고 자연스럽게 배율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배율을 높여서 몇 번 탈출하고 수익도 크게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율이 10배, 20배까지 올라갔습니다. 어느 날은 1000달러로 10분 만에 2만 달러를 번 날도 있었어요. 아마 도파민 때문이었겠죠.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짜릿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완전히 정신줄이 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도파민 뽕을 맞은 이후로 점점 잃기 시작하더니, 금융권 대출이란 대출은 다 받고 지인들한테 500만 원, 1,000만 원씩 빌리고 가족들한테까지 손을 벌려서 시드를 끌어왔습니다.
그렇게 청산을 막으려고 증거금을 추가로 넣은 돈을 오늘 새벽에 깔끔하게 다 날렸네요.
이제 와서 선물을 시작한 걸 후회해 봐도 너무 늦어버렸고, 당장 이번 달, 다음 달 갚아야 할 돈이 5000만 원인데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부모님한테 사업한다고 설득해서 주담대까지 받았는데 참... 막막하고 부모님께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돌아갈 수만 있다면 코인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돌이켜보면 분명히 투자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투기를 넘어, 또 어느 순간부터는 도박을 하고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며칠 밤새고 글을 적다 보니 정리도 안 되고 두서도 없고, 엉망이네요.
그냥 흔히 있던, 간혹 보이던 패배자의 넋두리라고 생각해 주세요.
다들 성투 및 건승하시고, 혹시라도 선물 입문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면 꼭 이 글 봐주셨으면 합니다. 어지간하면 하지 마세요.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A 씨가 첨부한 코인 선물 거래 손익 인증샷을 보면 그는 해당 거래를 통해 약 5만 5260달러(7951여만 원)의 손실을 봤다.
구체적으로 7·8일 이틀간 약 3268달러(470여만 원)의 수익을, 6·9·10·12·13·14·15·16·17일 총 9일간 약 5만 8529달러(8422여만 원)의 손실을 봤다. 수익의 18배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9일과 16일에만 각각 1만 7596달러, 1만 6584달러의 손실을 봤다. 이는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사용했거나, 손절을 하지 않아 손실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의 큰 손실 이후에도 추가 손실이 연속적으로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A 씨는 감정적 거래(복구 심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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