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 전투에서 북한군 사상자 발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펫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6일(이하 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를 벌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사망자와 부상자가 모두 발생했다는 징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 사상자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라이더 대변인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병력 수준은 여전히 1만2000명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북한군이 러시아 부대에 통합돼 주로 보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백악관도 북한군 사상자 발생을 확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북한군이 "적극적으로 전투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이동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망과 부상을 포함해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사상자 수가 "수십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6일 영상 연설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쿠르스크 작전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결과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북한군 손실을 은폐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은 이 전쟁에서 죽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며 "유일한 이유는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광기"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북한군을 쿠르스크 공격에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초기 자료를 확보했고 현 상황에선 쿠르스크 전선에만 북한군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린 러시아 내 전장에서 전투 중 사망한 북한 군인들을 목격했다"며 "만약 그들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들어온다면, 이는 러시아 정부의 또 다른 확전이자 북한 정부가 북한군을 파견해 독립된 주권 국가를 상대로 국경 내에서 침략 전쟁을 벌이는 북한 정부에 의한 확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 ABC 방송, <로이터> 등을 보면 미국 대통령 당선 뒤 16일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을 두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그는 취임 뒤 이 결정을 뒤집을 것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영토를 양보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직접적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종전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 모두 "협상을 타결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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