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크로우 등 3개 게임 주제곡 담아…"국악, 가능성 많은 음악"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국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주제곡과 배경 음악이 국악 연주로 팬들을 찾는다.
국립국악원은 게임음악을 담은 '게임 사운드 시리즈'로 3장의 음반을 발매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음반에는 'LoL'과 'PUBG: 배틀그라운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 크로우'의 주제곡과 배경음악이 수록됐다.
편곡에는 영화 '올드보이'와 '건축학개론' 등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작곡한 이지수 서울대 작곡과 교수, JTBC 드라마 '정숙한 세일즈' OST 등을 만든 김진환 작곡가가 참여했다.
이들 작곡가는 국악에 잘 어울리면서도 원곡의 정서를 해치지 않고 흥미로운 편곡을 할 수 있는 곡들을 중심으로 작업했다.
연주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창작악단이 맡았다. 기존 음악에 전통음악의 시김새(앞뒤 음을 꾸며주는 장식음)와 장단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국악의 매력을 살렸다.
이날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사전 청음회에서는 대금 등의 전통 국악기와 기존 음악들의 어울림이 돋보였다. 특히 웅장함을 뽐내는 '웰컴 투 마이 배틀그라운드'(Welcome To My Battlegrounds)에서는 휘모리장단을 바탕으로 드럼과 장구, 꽹과리가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김진환 작곡가는 "특정 악기가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많은 국악기를 사용했다"며 "여러 악기가 얽히고설키며 조화롭게 진행되는 것을 들어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악기를 과감하게 사용해 국악적인 요소를 강화한 곡도 있었다. 'LoL' 게임 속 캐릭터 '아무무'의 슬픔을 노래한 '슬픈 미라의 저주'(The Curse Of The Sad Mummy)는 목소리를 대신해 관악기 생황을 전면에 내세웠다. '배틀그라운드'의 '더 퍼스트 서바이버'(The First Survivor)의 경우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적극 차용했다.
이지수 작곡가는 "원곡의 감정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원곡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도록, 국악기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편곡했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악원은 앞서 '로스트 아크', '리니지', '아이온' 등 게임음악을 담은 음반을 내며 활발한 협업을 보여왔다.
이 작곡가는 "국악은 아직 열린 가능성이 많은 음악"이라며 "전통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해석과 융합을 통해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매력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음반은 오는 18일 'LoL'을 시작으로 19일 '나이트 크로우', 20일 '배틀그라운드'가 순차적으로 발매된다. 음악은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 포털과 주요 음원 플랫폼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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