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칭한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자꾸 나불거리면 끝장내겠다”고 경고했다.
명씨의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씨가 이 같이 언급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홍 시장이 명씨를 줄곧 ‘사기꾼’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명씨의 반응을 묻자 그는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나 자꾸 나불거리면 끝장을 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정확히 워딩이 그랬느냐”고 되묻자, 남 변호사는 “정확하게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지난 2일 명씨와의 유착 의혹과 관련해 “사기꾼의 농단에 놀아나지 않는다”며 명씨와 관련설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명태균과 엮어 보려고 온갖 짓 다 하지만 아무것도 우리하고 연결된 것은 없을 것”이라며 “샅샅이 조사해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명씨를 향해선 “조작 여론조사를 넘어 차용사기까지 한 일당이 무슨 의인인 양 행세하는 게 가증스럽다”며 “철저히 조사해서 이런 사기꾼 일당은 엄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튿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언론과 정치권 안팎서 제기된 ‘홍준표 측근도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취지의 주장과 관련해 “지난 대구시장 선거 때 우리는 캠프 차원서 여론조사한 일이 없다”며 명씨와의 유착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 일이라서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부득이하게 명태균과 그 여자의 여론조작은 고소할 수밖에 없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 변호사는 “정치 브로커다, 사기꾼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렇지는 않다”면서 “다 명씨로부터 혜택받은 분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씨와 두 번 만난 것이 전부며 그 다음 소통을 끊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명씨가 두 번 이상 만났다고 하더라”며 “오 시장이 고소했으니 고소장을 검토한 뒤 상황에 따라 무고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3일 명씨를 사기미수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는 “명씨가 띄엄띄엄 얘기했고 검찰서 수사 진행 중인 상황이라 중간중간 (명씨를)접견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남 변호사는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어떤 말을 했었는지에 대해 “바보짓이라고 하더라”며 “‘만약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나는 총살 1호였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 선포 때 저희는 명씨 신변 안전이 걱정돼 창원교도소와 계속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기가 불이 나 연결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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