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금융기관 3곳·외교통상부 텔레콘퍼런스 전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이 비상계엄 여파와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금융·외환 시장이 요동치고 민주주의 국가로서 신뢰도도 손상되면서 경제·외교 부처의 수장이 이례적으로 함께 외신을 상대로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8일 외신을 대상으로 합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두 장관은 그간 필요에 따라 외신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곤 했지만, 한 자리에서 공동으로 외신 기자간담회를 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도 당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요일인 11일 단독으로 주요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0년 천안함 사태로 금융시장 혼란이 컸을 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외교통상부가 공동으로 외국인 투자자 및 외신을 상대로 긴급 텔레콘퍼런스를 개최한 전례가 있을 뿐이다.
이번 합동간담회는 최근 국내 정치상황에서 비롯된 경제·외교 분야의 신뢰도 하락을 서둘러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외환시장이 출렁거렸고 원/달러 환율은 1천400원대를 '뉴노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또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한미일 3국의 민관 합동 경제 행사가 연기되는 등 외교 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었고, 국제사회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한다는 글로벌중추국가를 자임하던 한국의 국제 위상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두 장관은 간담회에서 대외 신인도 관리 의지·시장 안정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대외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경제·외교 분야에 있어 메시지를 발신하는 기회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간담회는 경제·안보 융합 외교를 중시하는 조태열 장관의 의지가 강하게 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외교 강화를 강조하며 "경제부처는 물론 기업, 재외공관과 함께 긴밀한 민관 공조 체계를 구축해 경제 안보 관련 현안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미국발 불확실성 요인에도 실효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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