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통계청의 '2023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전년 대비 28.1% 증가한 6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인출금액은 2조4000억원으로 40.0% 늘었다.
연령별로 30대(42.4%)가 가장 많고 40대(33.3%)가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73.3%)이 여성을 크게 웃돌았다. 중도인출 목적은 52.7%가 '주택 구입', 27.5%가 '주택 임차'였다. 10명 중 8명이 주거 목적으로 연금을 뺀 것이다. 20대 이하는 임차, 타 세대는 구입 목적이 많았다.
결혼·육아 세대인 30·40세대에는 은퇴 이후까지 퇴직연금을 예금에 맡기고 기다리는 것보다 부동산 투자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연금 운용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이 80.4%다. 펀드 등 실적배당형 비중은 12.8%에 불과하다.
정부도 신혼부부의 주택 매입을 장려하고 있다. 이달부터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맞벌이 부부의 소득 기준이 연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완화됐다.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입양한 가구에는 연 3.3~4.3% 금리로 최대 5억원을 주택 구입 자금으로 빌려준다. 전용면적 85㎡, 9억원 이하가 대출 대상이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금리 인상기에 아파트 가격이 안정되며 저가 매수의 기회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50.5%가 신생아 특례대출 조건을 충족했다.
혼인 건수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감소하던 혼인 건수가 지난해 1% 증가해 19만4000건으로 반전했다. 올해 혼인 건수는 2~3월을 제외하고 계속 증가세다. 퇴직연금 중도 인출자는 2019년 이후 내리 감소하다 지난해 증가로 전환됐다.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시 무주택자에 한해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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