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음주 습관은 건강과 일상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적이다. 최근 음주량이나 횟수가 늘고 술자리 뒤 기억이 끊기는 일이 잦아졌다면 술에 점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니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넘어갈 때 나타나는 6가지 신호를 짚어본다.
점점 많이·자주 마시게 될 때
술은 뇌를 조건반사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물질이다. 가벼운 음주가 반복되면 뇌는 술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뇌는 쾌감을 기억하고 이를 반복하게 만드는 의존성을 키운다.
술잔이 늘어나고 음주 횟수가 잦아지며 어느 순간 편안한 집에서조차 통제력을 잃기 시작했다면 이는 위험 신호다. 습관적인 음주는 주량을 키울 뿐 아니라 술에 대한 경계심까지 무뎌지게 만든다.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실 때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 현상은 단순한 과음의 결과가 아니다. 이는 술이 뇌세포,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마비시키며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상태에서는 뇌가 정보 자체를 저장하지 못한다.
더 심각한 점은 반복되는 블랙아웃이 뇌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는 인지 기능의 영구적인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6개월 안에 두 번 이상 블랙아웃을 경험했다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뇌가 위험에 빠졌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감정이 통제가 안 되고 격해질 때
술을 마신 후 감정이 격해지거나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돌변했다면 대뇌 피질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술은 이성과 충동을 제어하는 뇌의 신피질 기능을 약화시키고, 감정과 본능을 담당하는 구피질의 활동을 무제한으로 풀어준다.
이로 인해 평소 억제되었던 감정이 폭발하며 난폭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감정과 충동 조절의 중심부인 전두엽은 알코올 손상에 취약하다. 술에 취해 감정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뇌 손상의 신호일 수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길 때
음주운전이 위험한 행위임을 알고 있음에도 술을 많이 마신 후 운전대를 잡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위험한 착각에서 비롯된다.
뇌는 소량의 알코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다량의 알코올에는 반대로 둔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곧 괜찮지 않은 상황에도 '괜찮다'고 판단하는 원인이 된다
음주 후 사고를 피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또한 자신감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알코올 중독의 특징 중 하나는 현실 부정이다.
해장술을 찾을 때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술을 찾는 해장술은 알코올 의존의 중요한 징후다. 해장술은 아직 해독되지 않은 알코올로 뇌를 마비시키며 숙취 증상을 억제할 뿐, 실제로 해장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알코올에 길들여진 뇌는 술이 사라지면 불안을 느끼고 이로 인해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아무리 굳은 결심으로 금주를 해도 금단 증상이 찾아오면 결국 술을 다시 마시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 오면 단순한 의지로 술을 끊기는 어렵다. 전문가의 도움과 치료가 필요하다.
술을 몰래 마시기 시작했을 때
주변의 지적과 걱정을 피하기 위해 술을 몰래 마시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알코올 의존의 특징적인 행동이다. 스스로 음주를 조절하지 못하면서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변명과 핑계를 대는 것이 습관화되면 문제를 직시하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자신의 음주 습관에 대해 솔직해지고 도움을 청하는 것만이 금주로 가는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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