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결산] 북한군 참전으로 북러 혈맹 진화…한반도 안보지형 격변

[2024결산] 북한군 참전으로 북러 혈맹 진화…한반도 안보지형 격변

연합뉴스 2024-12-17 07:11: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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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1만2천명 러시아 위해 파병…러, 첨단 군사기술 이전 우려

한국 당초 우크라 무기 지원까지 시사했지만, 탄핵 정국으로 원점 재검토 가능성

푸틴 옆좌석에 탄 김정은 푸틴 옆좌석에 탄 김정은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아우루스 차를 서로 번갈아 몰며 영빈관 구내를 달렸다. 김 위원장은 승용차의 성능을 높이 평가하며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2024.6.2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의 러시아를 돕기 위한 우크라이나전 파병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 안보 환경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우크라이나전 자체에 미칠 영향을 넘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대가로 받을 첨단 군사기술에 대한 우려가 컸고, 북핵 문제 해결에 더는 러시아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연계됐다는 인식이 국제사회에 확산하는 가운데, 한미일을 중심으로 불법적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거세졌다.

정부는 북러 군사협력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 대응'을 하겠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하지만 우크라전 조기 종전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국내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 북한군 파병 현실로…전투 투입돼 일부 사상자도

북러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밀착을 가속했다.

특히 '어느 한 나라가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어 양국이 동맹관계를 복원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당시만 해도 유사시에 대비한 조항이라는 견해가 많았지만, 국제사회는 불과 수개월 만에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이라는 믿기 힘든 현실을 목도해야 했다.

북한은 10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침공을 돕기 위해 1만2천 명에 달하는 특수부대를 파견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혈맹'으로 진화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도 침묵하던 북한은 "우리 군대의 대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하였다"며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밝혀 파병을 사실상 시인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와 격전을 치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로 배치됐고 일부 사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의 영국제 스톰섀도 공대지 순항미사일 공격에 북한군 고위 장성이 부상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고, 미 국방부 발로 북한군이 전투 중 사상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 러, 북핵개발의 든든한 뒷배 자처…첨단 군사기술까지 넘기나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그렇지 않아도 동력이 떨어진 북핵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졌다.

러시아는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든든한 뒷배를 자처하며 제재 무력화에 앞장섰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종료시켰다. 제재 위반을 감시하던 CCTV(폐쇄회로 TV)를 꺼버린 것이다.

급기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 비핵화가 "종결된 문제"(closed issue)라는 입장까지 밝혔다.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파병 대가에 대한 우려도 크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이미 평양 방공망 보강 장비와 대공 미사일을 지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위한 핵잠수함 건조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러 '포괄·전략적 동반자 조약' 비준서 교환 북러 '포괄·전략적 동반자 조약' 비준서 교환

(서울=연합뉴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부상(왼쪽)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지난 4일 모스크바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비준서를 교환하고 있다. 2024.12.5 [주북 러시아 대사관 텔레그램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nkphoto@yna.co.kr

◇ 국제사회 규탄 목소리…한국 단계적 대응도 난관

국제사회는 북러 간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고, 한미일을 비롯한 각국은 독자 제재에 돌입했다.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가 연계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 협력도 심화했다.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가 이른바 '인도·태평양 4개국(IP4)'을 구성해 나토의 파트너국으로서 협력을 본격화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 북한의 파병에 단계적 대응을 공언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나토 본부와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북한군 파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을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상황은 다시금 급변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면 조기 종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트럼프가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에서 정치·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관해 결정하기 어려워져 북한군 파병 대응 방안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10월 빨간 모자 쓰고 유세하는 트럼프 지난 10월 빨간 모자 쓰고 유세하는 트럼프

(주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지난 10월 위스콘신주 주노공항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유세하는 모습. 2024.10.07 passion@yna.co.kr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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