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SK에코플랜트는 3차 입찰에서 빠져 삼성물산의 수의계약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방배6구역 재건축을 수주한 삼성물산은 인근 재건축 사업들을 추가 수주해 방배동에 래미안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7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4차 입찰 공고를 낸다. 조합은 앞서 지난 4월과 6월 입찰을 진행했으나 두 번 모두 건설업체들이 나서지 않아 유찰됐다. 이어 지난 9일 마감된 세 번째 입찰에도 삼성물산만 단독 응찰해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 입찰에서 두 차례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조합은 세 번째 입찰부터 공사 조건을 변경해 경쟁입찰 방식이 다시 적용됐다. 조합은 건설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10월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 조항'을 삭제하는 등 입찰 조건을 조정한 바 있다. 해당 조항은 시공사의 권리 행사에 제한을 걸어 응찰에 부담을 준다는 평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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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 "재입찰 참여 검토"… 삼성물산, 입찰 의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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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7구역 재건축은 방배동 891-3번지 일대 1만7549㎡ 부지에 지하 4층~지상 19층, 6개동, 316가구의 아파트와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772억2500만원으로 3.3㎡(평)당 공사비는 980만원 수준이다. 규모는 작아도 조합원 수(81명) 대비 일반분양 물량(218가구)이 많고 강남 전통 부촌으로 입지가 좋다는 점에서 알짜 사업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배7구역은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이 가깝고 서리풀터널로 빠르게 진입이 가능한 위치에 있다. 서리풀터널을 통과하면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나오고 교대역, 강남역으로 이어진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입찰에 불참했지만 재입찰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가구 수와 사업 규모 등 내부 기준에 따라 입찰의향서를 제출했고 사업성은 문제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입찰 조건이 변경돼 내부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해 지난 입찰은 참여하지 않았다"며 "향후 입찰 일정에 맞춰 참여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입찰 참여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의 정비사업 수주는 인근 사업구역의 추가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수주 의지를 밝힌 삼성물산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사업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2022년 1097가구 규모의 방배6구역(래미안 원페를라) 시공권을 따냈다. 지난 12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나온 1688가구 규모 방배15구역에도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달 분양하는 방배6구역에 이어 방배7구역과 15구역까지 수주할 경우 삼성물산은 방배동에 '3000가구 래미안 타운'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방배7구역은 규모가 작지만 서초 핵심 위치에 있는 전통 부촌"이라며 "입지와 사업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래미안의 특화 설계를 통해 사업성을 높이고 향후 주변 지역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은 이달 말 예정된 방배7구역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방배7구역 조합에 따르면 입찰 마감은 내년 2월10일이다. 경쟁입찰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시공사 선정 2회 이상 유찰시 조합은 단독 입찰한 건설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입찰 마감 뒤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 조항을 삭제했고 다른 조건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으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겠지만 경쟁입찰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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