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印 선택…'인도 배려' 발언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2년 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가 '지역 맹주' 인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신임 대통령은 이날 수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연 뒤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인도와 관계가 스리랑카 외교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면서 이번에 모디 총리가 자국에 대한 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자국이 인도의 이해관계에 해로운 방식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리랑카에서 인도와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인도를 배려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모디 총리는 브리핑에서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취임 후 인도를 가장 먼저 찾는 관례대로 인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면서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에 새로운 힘과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양국간 전력망과 송유관 연결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스리랑카가 최근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했을 때 인도가 크게 지원해준 점도 언급했다.
이어 인도 재무장관, 외무장관과도 만나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와 투자기회 확대 등을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경제위기를 겪었고 460억달러(약 65조7천억원)에 달하는 대외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2022년 5월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했다.
이후 지난해 3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9억달러(약 4조1천억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증세와 에너지 보조금 폐지 등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좌파성향인 디사나야케는 지난 9월 대선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해 IMF와 재협상, 부패척결 등을 내걸어 당선됐다.
이후 경제회복세가 미약하다는 이유를 들어 직전 정부가 IMF와 협상한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주요 무역대상국 중 하나인 인도는 스리랑카에서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자국의 최대 양자 채권국인 중국을 내년 초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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