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한동훈 책임론’에 대해 “국민의힘이 그나마 버틴 건,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한동훈 대표가 즉각 반대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라며 "'한동훈 책임론'은 굉장히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친한계 의원으로 분류되던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사퇴한 것에 대해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책임론은 물에 빠진 사람 구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
16일 오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나온 이탈표 12표에 대해 “적게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한 대표가 표 단속에 실패했냐는 질의에 그는 “표 단속을 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표 단속은 찍으라 말라 어떻게 얘기할 수가 없다”라면서도 “당일 아침 오전 10시부터 투표하기 전까지 의총을 하며 계속 잡아놓고 있으면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탄핵안에 관련자로 포함돼 있다. 대통령 탄핵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와 함께했던 동료를 거기에다가 집어넣는 것은 너무 심한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친윤그룹들 쪽에서는 적극적인 발언에 나선 것에 비해서 한동훈계는 얌전하고 전투적이지 못하다 보니까 그런 분위기에 의해서 많이 영향을 받은 것 같다”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 지도부가 붕괴한 원인에 대해 “형식상으로는 최고위원들이 사퇴했기 때문”이라며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이 사퇴하겠다면서 줄줄이 사퇴가 이어졌는데 아직도 그것은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 수석최고위원은 한 대표와 러닝메이트를 해서 수석최고위원이 되신 거고, 비대위원장 시절에 선거를 치를 때 사무총장이셨고 두 분이 오랫동안 함께 손발을 맞춰왔는데 당내의 수많은 압박들이 있었던 걸로 생각이 된다”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어서 한 대표와 입장이 안 맞았을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장 최고위원은 무조건 탄핵은 막자는 거였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와 서로 상의를 하지 않고 그 현장에서 ‘나는 못 하겠다’라고 사의를 표명한 것은 정치도의상 별로 옳아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보다 한동훈 책임론이 더 많이 나오는 것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굉장히 감정적인 대응”이라며 “현재 국민의힘이 그나마 버텨왔던 것들은 비상계엄에 대 한 대표가 즉각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또 18명의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들어가서 반대하는 입장을 표시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그는 “일부 친윤들께서 주장하시는 대로 당사에 모여 있고 야당 의원들만 가서 계엄안을 해제하는 표결을 해서 통과가 됐다면 아마 저희 당은 이렇게 존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명히 위헌정당 해산심판 같은 것이 들어왔을 것이고, 수없이 많은 비난과 돌팔매를 맞고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반대를 하고 그것을 막았기 때문”이라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그런데 물에 빠진 사람 건져내니까 보따리 달라고 하듯이 ‘네가 잘못해서 우리가 이렇게 어렵다’고 한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데 그러면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왜 국회로 들어와서 거기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셨는지 물어보고 싶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친윤계 의원들이 윤 대통령 탄핵을 기회로 한 대표를 몰아내려 한 것이냐고 묻자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라며 “현재 수사과정을 지켜보면 밑에 있던 분들이 (윤 대통령과) 반대되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사법처리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을 방어하겠다는 게 우선인지, 아니면 한 대표를 쫓아내겠다는 게 우선인지. 아마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지 않나”라고 했다.
“‘민주당 부역자 덜고 90명 뭉치자’ 발언, 생존력 없어”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에 국민의힘 의총에서 찬반 입장을 밝히는 일종의 색출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로 알고 있다. 자유당 시절이 아닌데 도대체 ‘일어나서 입장을 밝혀라, 손을 들라’이런 식으로 얘기했던 분들은 이 혼란한 상황이 정리되면 그 행위에 대해서 역사적 책임이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의원 단체 텔레그램방에서 ‘민주당 부역자 덜어내고 90명 뭉치자’라는 메시지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전국 당이 아니다. 영남 자민련이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는데 이분들께서는 전국 당을 만들어서 정권 재창출하는 것이 관심인지, 영남지역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도 당선이 될 수 있으니까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인지가 불분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이라는 것은 권력 쟁취를 목표로 해서 함께 움직이는 건데 저변을 넓히거나 중간층을 끌어들여서 집권을 하겠다가 아니라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비난을 받더라도 우리끼리 어깨동무하고 가자 이런 입장이니까 이런 것들이 과연 생존력이 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비대위 구성 후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에겐 징계, 한 대표는 출당, 제명 가능성 여부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그렇게까지 추락하는 것들을 국민들께서 용인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그 행동들 자체는 1960년대에 중국에 있었던 홍위병적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들이 양심에 따라서 표결한 것을 색출 하는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를 체포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라며 “이런 반민주주의적인 행태는 결코 국민과 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거기에 대한 응분의 대가와 후유증도 따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尹탄핵 찬성이 배신자? 비난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헌정질서, 국민에 대한 배신자로 기록 될 것”
앞서 김 최고위원은 자당 일부 의원이 한 대표와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에게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것에 대해 “그들에게 묻고 싶다”며 “도대체 여러분의 충성의 대상은 누구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 질서를 일거에 무너뜨린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배신이라고 주장하는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헌정질서, 국민에 대한 배신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정말 모르는가”라며 “윤석열 대통령께 묻고 싶다. 비상계엄은 정당했고 본인은 억울하다는 주장을 펴는 건 자유지만 그에 앞서 자신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에 대해, 무너져버린 군의 명예와 사기에 대해, 시위대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용산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사당과 국민의힘 당사를 경비하고 있는 경찰관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의 물줄기는 때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결국은 제 갈길을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그걸 입증해 주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비록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헌정질서가 흐트러지긴 했지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건강하고 끈질기다”며 “비상계엄에 대한 진실이 모두 드러나면 무엇이 옳았고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무엇이 국가에 대한 충성이고 배신이었는지가 가려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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