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권 일각에서 이른바 ‘고독한 승부사’라는 별명이 붙었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끝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여야 안팎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대표는 16일 당 대표 사퇴와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최고위원들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해 더 이상 당 대표로서의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으시는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2024년 선진국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겠느냐”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한동훈 대표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그동안 당과 국민을 위해 보여준 희생과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당원과 국민도 한 대표의 진심과 충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닐지라도 더 큰 한동훈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전 대표 퇴임을 보면서 기시감이 든다”며 “방식은 달랐지만 나름의 비슷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던 그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 생각해 저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섰지만, 만약 한동훈 전 대표가 정치에 계속 뜻을 두고 길을 간다면 언젠가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동훈 전 대표에게 제가 했던 평가와 조언들은 진심을 귀담아 했던 것들”이라며 “다 겪어봤기 때문에 비슷하게 당하지 않기를 바랐다. 대한민국이 잘되길 바란다는 한동훈 전 대표의 마지막 한마디에 깊이 공감한다”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당론 위배를 징계 하자고 했더니 편 가르기는 안 된다고 한다”며 “그걸 또 소신이라고도 한다”고 전제했다.
홍 시장은 이어 “그게 왜 편 가르기 인지 이해가 되지 않고 당론에 배치 되는 행동도 소신이라고 한다면 당이 왜 있고 당론이 왜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민주당 소신을 갖고 있으면서 굳이 우리 당에서 분탕질 칠 거 있나”라고 한 전 대표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홍 시장은 “그냥 탈당해서 뜻 맞은 곳으로 가면 되지 당 공천이 아닌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면 그런 말 해도 상관이 없지만, 당론을 정해 놓고 그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정도는 각오하고 하지 않았겠나”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국에 영합하는 비겁함이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사퇴했다”며 “윤석열 씨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지만, 국민의힘의 꼴사나운 내부 분열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두 번째 탄핵을 당하고도 조금의 반성도,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도 없이 권력 다툼과 편 가르기에 몰두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심지어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향해 ‘쥐새끼’, ‘세작’ 등 원초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도 모자라 의원들에게 표결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라는 요구까지 했다니 공산당이냐”고 되물었다.
한 대변인은 또 “끝까지 내란 수괴 윤석열 씨와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선택에 할 말을 잃었다”며 “이미 국민의 판단은 끝났는데 여전히 내란 수괴를 선택한 국민의힘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 대변인은 “21세기에 계엄으로 국민을 입틀막하고 폭압적 통치를 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느냐”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에 못지 않은 국민의힘의 망상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끝으로 “국민의힘은 권력만 있으면 국민도 필요 없다고 말할 참이냐”며 “지금 국민은 국민의힘이 이 나라에 존재할 가치가 있는지 묻고 있음을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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