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인해 안정적인 현금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주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 고배당주는 주가 상승폭이 크진 않지만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최근 탄핵 정국으로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고배당주를 향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 분위기다. 직장인 투자자들은 국내·외 증시를 막론하고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 찾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탄핵發 증시 불안정성 확대에 韓·美 고배당주로 쏠리는 투심…적금보다 투자수익 쏠쏠
배당은 한 기업이 일정기간 동안 이익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윤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말한다.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연간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의 현재 주가가 1만원이라면 배당수익률은 10%이다.
통상적으로 배당 수익률은 경기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배당주 특성 상 기업 이익의 변동 폭이 작아 전체 배당금도 큰 변화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안정적인 배당주에 투심이 몰리면서 주가가 올라가고 자연스레 배당 수익률은 낮아진다. 반대로 경기 호황이 예상되면 배당주보다 더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성장주를 찾게 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배당 수익률은 높아진다.
올해 들어 배당주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ETF는 국내 지수 증감 대비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금융주와 통신주 등을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는 KOSEF 고배당은 올해 첫 거래일 대비 2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TOP10(+38%) ▲KODEX 고배당(+12.5%) ▲TIGER 코스피고배당(+10.2%) 등도 모두 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각각 7%, 21.1%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올해 국내 증시에 가장 뜨거운 고배당주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예스코홀딩스다. ▲예스코 ▲예스코서비스 ▲한성피씨건설 등 LS그룹 계열사의 지주회사다. 예스코홀딩스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17.0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2.72%)의 6배가 넘었다. 예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 대비 지난 13일까지 56.2%나 올랐다. 에이블씨엔씨, NH프라임리츠 등의 종목 등도 지난해 10%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이들 기업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각각 4.40%, 2.50% 상승했다.
재정적 기반이 견고한 국내 대기업이나 공기업도 고배당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훌쩍 뛰어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지주(6.86%) ▲우리금융지주(6.34%) ▲삼성카드(6.16%) ▲SK텔레콤(6.10%) ▲기아(5.86%) ▲강원랜드(5.45%) ▲현대차(5.42%) ▲KT&G(4.58%) ▲KT(4.27%) 등의 배당수익률은 기준금리를 크게 웃돌았다.
해외 증시에서도 고배당주가 각광을 받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은 미국 자산관리 지주회사인 프랭클린 리소시스다. 프랭클린 리소시스는 지난 44년간 배당금을 연속으로 증액하며 미국 중장년층 투자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종목이다. 프랭클린 리소시스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6.15%로 미국 기준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엑손모빌, 쉐브론 등의 우량 에너지주들 역시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미국 최대의 석유 및 가스 기업인 엑손모빌은 42년 연속 배당 규모를 키워온 종목이다.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3.3%를 기록했다. 워렌 버핏이 선택한 종목으로 유명한 에너지 기업 쉐브론 역시 37년 연속으로 배당금 규모를 증액했는데 지난해엔 배당수익률 4.26%를 기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쉐브론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6%에 달한다. 지난해 부동산 투자신탁회사 리얼티 인컴(5.37%) ▲패키징 기업 암코(4.97%)등의 배당수익률도 미국 기준금리를 상회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기준금리 하락에 더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증시에 대대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투자 안정성이 높은 배당주의 매력도가 크게 올라갔다"며 "다만 성장주에 비해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는 하더라도 배당주 또한 주식 투자이기 때문에 기업의 기초체력을 무시한 채 단순 배당률만을 보고 주식을 매수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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