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계는 한동훈 대표 등 당내 탄핵 찬성파 압박에 나섰고 결국 한 대표는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친한(親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이같은 당내 상황에 대해 우려와 비판이 나왔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85명이라는 압도적 다수가 (탄핵소추안에) 반대를 함으로써 진짜 '계엄옹호당'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이걸 어떻게 우리가 부인하겠느냐"고 한탄했다.
김 전 실장은 "탄핵에서 배운 각자도생의 교훈 때문에 이런 불합리적인 선택(탄핵소추안 반대 표결)을 한 거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우리 당 중진·친윤이 말하는 '탄핵 트라우마'의 겉의 명분은 '그것으로 인해서 보수가 궤멸됐다', '그것으로 인해서 국정이 혼란스럽다' 이런 이야기이지만 속내는 정치적 계산"이라며 "2016년에 탄핵을 당하고도 결국 납작 엎드려서 보수 강경파의 지지세를 업고 버티면 나중에 또 기회가 오면 살아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조차 '비상계엄이 중대한 잘못'이라는데 그럼 하야도 안 하겠다는 대통령을 탄핵도 안 시키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계엄 전 상황으로 돌아가자는 건가?"라고 했다.
신 부총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본회의 후 의원총회에서 찬성 투표자를 가려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인민재판, 개딸 전체주의와 같은 모습"이라며 "헌법에도 반하고 국회법에도 반한다"고 비판했다.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회법 규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산 부총장은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면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을 옹호하는 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인가"라며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 나와 "탄핵이라는 것이 비상계엄이라는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조치에 대한 반발로 나온 것인데 (현재의 여당 내) 논란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것들보다는 그냥 탄핵을 둘러싸고 공방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 모두를 공포와 불안에 몰아넣었던 것에 대해서 저희는 사죄할 수밖에 없다"며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그나마 버텨왔던 것은, 비상계엄에 대해 한동훈 대표가 즉각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18명의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들어가서 반대 입장을 표시했기 때문"이라며 "만약 그때 일부 친윤들 주장대로 우리는 전부 당사에 모여있고 야당 의원들만 계엄 해제 표결을 해서 통과가 됐다면 저희 당은 존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에 빠진 사람 건져내니까 보따리도 달라고 하듯 '네가 잘못해서 우리가 이렇게 어렵다'고 한 대표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며 "그러면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비상계엄 당일에 어디 계셨나"라고 따졌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재명 대표에게 통째로 권력을 갖다주게 만든 1번(책임)이 누구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며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내년 3~4월쯤 선거법 2심 판결이 나오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처했을 것인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의함으로 해서 그 모든 것을 블랙홀로 빨아들여버렸고, 그래서 결국 우리 당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돼버렸다"고 했다.
한편 친한계가 아닌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12.14 탄핵소추안 가결 당일 대국민담화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냈다.
김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으로서, 소추당한 본인으로서 헌재에서 충실하게 심판에 임하는 것은 좋지만, '여정을 멈추지 않겠다' 이런 것은 '다시 대통령직을 찾아오겠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강력한 지지층에서는 나를 적극적으로 정치적으로 뒷받침해달라. 내가 싸워나가겠다' 이렇게 비지면 안 된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