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상황이 다르다" 尹 탄핵에도 대외 불확실성 여전

[마켓+]"상황이 다르다" 尹 탄핵에도 대외 불확실성 여전

비즈니스플러스 2024-12-16 15:50:54 신고

지난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이탈은 현재 진행중이며, 환율은 1430원선에 고착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주가가 하락 후 반등했으나 지금은 다르다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앞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2%(-5.49포인트) 내린 2488.9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0.69%(4.8포인트) 뛴 698.53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사자' 행보로 돌아섰다. 반면 외국인들의 이탈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양대 시장 각각 개인들은 3680억원, 2088억원을 순매수 했다. 반면 외국인들이 각각 4782억원, 1168억원을 순매도했다. 

환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전 거래일 대비 0.4원(0.03%) 뛴 1435.6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정치 불확실성 완화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간 시장을 억눌렀던 윤석열 발(發) 정치 리스크는 이번 탄핵안 가결로 인해 완화될 것으로 봤다.

김태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주간 주식시장을 압박했던 정치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이라며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잠시 멈췄던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다시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분석 배경으로 "코스피 변동성인 VKOSPI는 12월 9일 이후 느린 속도지만 하락했다"며 "CDS 프리미엄도 상승폭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던 게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도 "탄핵안 투표 가결 소식이 컨센서스에 부합했기에 불확실성은 더 감소한 쪽으로 해석된다"며 "이러한 결과는 주식시장 자체에 대해 나쁘게 볼 필요가 전혀 없고 추가적으로 안도감에 따른 주식시장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하지만 비상 계엄의 빠른 철회 및 금융 기관의 증시 안정화 정책 발표 등 변동성 완화조치를 빠르게 제시하며 증시의 변동성은 최소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증시 하단은 2350포인트를 예상한다"며 "하지만 저점 확인 후 이미 반등하고 있는 상황으로 탄핵 불확실성 해소로 증시는 2400~2600포인트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때완 다르다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긴 했으나 여전히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이탈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둔화를 비롯해 반도체 고점론이 불거지고 있고,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이 국내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는 데에 입을 모은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코스피는 탄핵 소추안 가결과 함께 상승세로 전환됐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등 경제 환경이 과거와 다르다"며 "과거에 반등했으니 이번에도 반등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한국의 대통령 탄핵 관련 시기와 현재의 거시 경제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과거 두 차례 한국의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시기는 모두 같이 거시 경제 환경이 양호했다"고 말했다. 

조준기 연구원은 "나올 수 있는 가격 반응의 폭을 매우 크게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다"고 강조했다. 강한 반등이 나오기엔 주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거다. 

환율도 1430원 선에서 고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1400원~1430원의 밴드 내에서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의 무역분쟁 등 달러 강세 요인이 많다는 거다. 이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환율은 14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연구원이 전망한 내년 1분기 평균 환율은 1430원, 2분기에는 1410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에 주목

전문가들은 앞으로 출범할 신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대외환경이 우호적으로 작용할지는 불확실하다. 수요 부진에 대한 현실적인 카드는 추경"이라며 "대내외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경의 세출확대 규모는 10~20조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 이후 한국 금융 시장은 향후 변화될 한국의 정책에 대해 선제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신정부 출범 가능성에 따른 정부 지출 확대, 빠른 정치 회복 탄력성, 자본 시장 안정화 등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은 탄핵 이후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여 상승할 것"이라며 "추경 시기는 내년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2기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 및 미국 금리 상승, 강달러와 기업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등이 시장에 반영된 이후가 내년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내년 1분기 조정 시마다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메리트가 존재하는 한국 내수주 및 중소형주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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