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경찰·검찰 동시다발 경쟁 속에…수사진 대통령실→관저 이동 공개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수사를 놓고 주도권 경쟁에 나서면서 일련의 수사 과정이 생중계되다시피 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과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16일 오전 9시께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 출석요구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출석 요구를 하기도 전에 언론에 예고를 먼저 한 것이다.
일반적인 '수사 문법'과는 거리가 있는 방식이다.
그로부터 약 1시간 30분 뒤인 오전 10시 33분 실제 공조본 인사들이 용산 대통령실에 출석요구서를 들고 도착했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마주쳤다.
그러면서 출입 수속을 밟는 과정부터 대통령실이 결과적으로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는 과정이 모두 실시간으로 공개됐다.
한남 관저로 찾아가 출석요구서 전달을 시도하는 과정 역시 관저 도착과 철수 상황 모두 생중계됐다.
통상적으로 피의자에 대한 출석 요구는 수사의 기밀성 유지 차원이나 당사자와의 조율 여부에 관한 변수 등이 있어 '조용히' 처리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다. 다만 이번 사건의 경우 여러 기관이 뛰어들면서 초기부터 동시다발 수사가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공조본은 출석요구서 전달이 불발된 뒤 전날 별도로 출석요구서를 특급 등기로 대통령비서실에 발송한 만큼, 출석 요구 효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공조본의 인편 전달 시도가 관점에 따라서는 검찰과의 수사 경쟁 속 벌어진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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