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ㅣ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2024년 독서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포착한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4’를 발간했다.
2020년부터 매년 발간된 ‘독서 트렌드 리포트’는 독자들의 독서 선호도와 독서 패턴 변화를 추적하며 국내 독서 문화의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축적한 독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독서 시장이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새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독서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발간된 이번 리포트에서 밀리의서재는 독서 시장의 새 희망을 제시했다. 지난해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독서 인구 감소세와 달리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이 이를 반증했다. 실제로 밀리의서재는 2017년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835만 명의 누적 가입자 수를 확보, 약 350배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용자 분석에 따르면 여성 회원은 59%, 남성 회원은 41%를 였으며, 20~30대가 주요 이용층으로 확인됐다. 이는 ‘텍스트힙(Text Hip)’ 트렌드가 MZ세대의 독서 문화 유입을 견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서 패턴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1월과 월요일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가장 활발한 이용 시간대는 밤 9시~10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아침 시간대 독서가 우세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으로, 바쁜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독서 습관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별 인기 도서 순위는 연초에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새해 다짐과 맞물려 강세를 보였고, 봄철에는 ‘꽃길이 따로 있나, 내 삶이 꽃인 것을’이 여성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또 5월에는 가족애를 다룬 ‘나의 돈키호테’가, 장마철인 6월에는 ‘리틀 라이프 1’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어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THE MONEY BOOK 더 머니북’, ‘만화로 보는 3분 철학’, ‘대도시의 사랑법’이 가장 많은 서재 담기 수를 기록했다.
올해 독서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북에서 나타났다. ‘시성비(시간 대비 성과)’ 트렌드와 맞물려 전 연령층에서 오디오북 수요가 급증한 것. 특히 40대 여성층의 이용률이 두드러졌다. 이는 자녀 양육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오디오북이 새로운 독서 방식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탕비실’이 오디오북 분야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 작품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성우가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멀티캐스팅 방식을 도입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했다.
밀리의서재는 독서를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챗북’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여왔다. 채팅 형식으로 읽을 수 있는 ‘챗북’은 독서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쉽고 가볍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올해는 심리테스트 챗북 ‘나는 내가 궁금해’ 시리즈가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AI 기술을 활용한 독서 트렌드 분석도 시도됐다. 밀리의서재는 ChatGPT를 활용해 카테고리별 인기 도서와 TOP 200 리스트를 분석, 6개의 핵심 키워드를 도출했다.
소설 분야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내면’이었다. ‘리틀 라이프 1’, ‘구의 증명’ 등 내면의 고통과 성장을 다룬 작품들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시·에세이 부문의 주요 키워드는 ‘마음 챙김’으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보편의 단어’ 등 일상의 치유를 다룬 작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경제·경영 분야에서는 ‘자립’ 키워드에 맞게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돈의 속성’ 등 재정적 독립에 대한 책이 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성공’이, 인문·교양 분야에서는 ‘자아 성찰’이 선정됐다.
그 밖에 취미·실용 분야에서 ‘저속 노화’가 신규 키워드로 부상했다.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등 웰에이징 관련 도서들의 선전은 고령화 시대를 맞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
밀리의서재 이성호 독서당 본부장은 “이번 리포트는 디지털 전환기를 맞은 독서 시장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조명했다”며 “계속 진화하는 독서 방식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도 변화의 흐름을 세심히 살피며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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