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지난주 탄핵 가결 전후로 비상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점검에 나섰다.
KB금융지주는 전날(15일) 오후 3시 양종희 회장과 주요 임원들이 모여 탄핵안 의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자로서의 역할 및 KB금융의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점검 등이 논의됐다.
특히, KB금융은 경제정책의 동력 약화와 기업 투자심리 저하로 인한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탄핵안 가결 직후 지난 14일 오후 진옥동 회장의 주재로 그룹위기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진옥동 회장을 비롯해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 전반에 대한 위기 단계 판단과 시나리오별 계획이 논의됐다.
이날 진옥동 회장은 “해외 투자자들의 문의와 우려에 대해서는 그룹 유관부서 간 긴밀히 소통해 입체적으로 대응해달라”며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 전반에 관한 위기 판단은 현 상태를 유지하되 시장과 그룹의 상황에 관해 주의력을 잃지 않고 면밀히 모니터링을 지속하자”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도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해 금융시장 상황 점검을 진행했다. 이날 함 회장은 환율변동에 따른 관리방안 및 유동성과 각종 비율 등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16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임원회의를 개최하고 금융 시장 안정 및 고객 불편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 유동성은 감독 당국 기준을 상회하는 양호한 수준으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상황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당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탄핵안 가결 이후 원·달러 환율 흐름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환율이 위험가중자산(RWA)과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는 경우 위험가중자산은 증가한다. 또한 CET1 비율에도 영향을 줘 주주환원 여력과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불안정한 환율 흐름이 이어지는 경우 금융지주사들의 주주환원을 바탕으로한 밸류업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이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실시간 시장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유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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