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1기보다 더 강한 압박…각국 협상팀 파견 경쟁 치열”

“트럼프 정부, 1기보다 더 강한 압박…각국 협상팀 파견 경쟁 치열”

한스경제 2024-12-16 14:12: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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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과거보다 한층 강력해지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의 자국 핵심제품 수출통제를 무기로 한 통상전략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연합뉴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과거보다 한층 강력해지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의 자국 핵심제품 수출통제를 무기로 한 통상전략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과거보다 한층 강력해지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의 자국 핵심제품 수출통제를 무기로 한 통상전략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트럼프 1기 행정부 통상정책 핵심참모였던 스티븐 본(Stephen Vaughn) 전(前)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16일 대한상공회의소 ‘트럼프 2기 통상규제 : 한국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또 한 번의 승리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보다 워싱턴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갖게 됐고 미국과 무역하는 국가들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전망”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1기에 중국을 비롯한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의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등 공격적인 자국 우선 정책이 트럼프 당선인을 다시 백악관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 주요 이유”라며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과 가능한 빠르게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첨단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일부품목의 수출을 통제하는 ‘수출통제의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폴 공(Paul Kong)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The Lugar Center)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경제․안보 교류가 많은 한국과 같은 나라들에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각국 정부가 앞다퉈 미국으로 협상팀을 파견해야 할 만큼 강력한 통상압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바이든 정부 시기 대미투자를 활발히 진행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그간의 투자 실적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1기와 달리 미국 상무부의 수출통제가 무기화되면서 협상의 난이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을 직접 언급한 점은 향후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IRA(인플레이션감축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 환경, FTA, 기술규제 등 5대 분야 통상정책 변화 전망 / 대한상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 환경, FTA, 기술규제 등 5대 분야 통상정책 변화 전망 / 대한상의

이어진 세미나에서는 미국 통상․대외정책 전문가 외에 김앤장, 광장, 율촌, 태평양, 세종 등 국내 5대 로펌 전문가들이 참석해 관세, IRA(인플레이션감축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 환경, FTA, 기술규제 등 5대 분야에서 통상정책 변화를 예상하고, 한국 기업의 선제적 대응방안을 조언했다.

송지연 김앤장 변호사는 ‘2차 관세전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더 신속하고, 강력한 관세정책을 통한 무역 적자 해소, 일자리 보호는 물론 이민정책, 대중견제 등 각종 대외관계 이슈를 협상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기업들은 국가, 품목별 관세부과와 면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관세 리스크 완화방안을 수립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현 광장 변호사는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CHIPS Act(반도체지원법)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은 대선 기간 중 IRA 폐지를 주장했기 때문에 IRA는 폐지 또는 그에 버금가는 변경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모든 세액공제 항목을 삭제하기 보다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접근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변호사는 “CHIPS Act는 중국과 첨단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이 가지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IRA보다는 변경 가능성이 낮겠지만 보조금 혜택이 미국기업 내지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율촌 변호사는 “트럼프 2기 정부는 과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및 ESG 규제들을 축소하고 전통적인 화석연료 활용에 중점을 둔 에너지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 배터리 등으로 대표되는 친환경 산업에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향후 공개될 세부정책 방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출다변화, 원가절감계획 등 리스크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창완 태평양 변호사는 ‘트럼프 2기 한미 FTA 전망 및 활용방안’에 대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경제적 민족주의의 부상으로 자유무역협정의 실효성이 도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간, EU와 중국 간의 상호보복 관세가 실제 부과되고, 지속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 밖에 있는 우리 기업들은 관세율 차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계인 대한상의 국제통상위원장(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와 IRA의 축소·철회는 물론,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부과, 전략물자 수출 금지와 같은 통상규제들이 예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실리적 외교·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민간차원의 아웃리치 활동도 확대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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