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대표직 사퇴를 공식화했다. '12.3 불법계엄' 사태 관련 혼란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당내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결과다. 한 대표는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들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이상 당대표로서의 정상적인 임무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사퇴 뜻을 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세 차례 사과했다.
한 대표는 "이번 비상계엄사태로 고통받으시는 모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한 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어 "2024년 선진국 대한민국에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겠냐"며 "탄핵으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들께 많이 죄송합니다"고 또 한번 몸을 굽혔다.
한 대표는 "그런 마음 생각하면서 탄핵이 아닌 이 나라에 더 나은 길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렇지 못했다"며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도 탄핵 표결 찬성이 옳았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이 진행된 가운데, 전날 한 대표의 '찬성 독려'에도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반대'를 정했고, 이탈표는 23표에 불과했다.
그는 "우리 국민의힘은 12월3일 밤 당대표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먼저 앞장서서 우리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불법계엄을 막아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 저는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생각하며 제가 생각하는 국민의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다음날 아침부터 거리로 나온 시민과 젊은 군인들 사이에 유혈사태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며 "저는 그런 일 막지 못할까봐 너무나도 두려웠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탄핵 집회'에 참여하는 등 '민심'이 탄핵을 향하고 있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이 결국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지속한 배경에 '배신자 프레임 포비아'가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한 대표를 향한 당내 '배신자' 프레임은 벌써 씌워졌다.
이를 겨냥한 듯 한 대표는 "아무리 우리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우리가 군대를 동원한 불법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위대한 나라와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탄핵 찬성 독려 관련) 마음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며 "저는 어떤 일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분들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기자회견 끝무렵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불법은 정당화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와 범죄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표 재판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고 얼마 안 남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당원 동지들과 당직자에 감사하다"며 "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인사하고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한 대표는 당대표직 사퇴를 공식화했지만 향후 대선 출마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한 대표는 탄핵안 가결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유지하겠다"며 당대표직 유지의 뜻을 밝혔으나, 국민의힘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퇴하면서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한 대표는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이후 146일만에 사퇴하게 됐다. 한 대표 사퇴로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끈다. 권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권한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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