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한국 소아청소년의 1형 및 2형 당뇨병 발생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팬데믹과 관련된 환경적 요인이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다혜 교수와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재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화영·김재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 소아청소년에서 새롭게 발병한 1형 및 2형 당뇨병”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20세 미만 소아청소년 1만3639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팬데믹 이후 1형 당뇨병은 1.19배, 2형 당뇨병은 1.41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팬데믹 첫해인 2020년에는 당뇨병 진단 시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비율이 1형 당뇨병에서 31.3%에서 42.8%로, 2형 당뇨병에서 2.9%에서 6.0%로 급격히 증가했다. 둘째 해에는 이 비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1형 당뇨병에서 당뇨병성 케톤산증 발생 시 중환자실 입원율은 팬데믹 이전 8.3%에서 이후 첫해 14.3%, 둘째 해 13.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 자체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신체 활동 감소, 비만 증가 등 환경적 요인이 소아청소년 당뇨병 발생에 주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시기 동안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당뇨병 발생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다혜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소아청소년의 당뇨병 발생률과 중증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했다”며 “환경적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박재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예방 및 관리 정책 수립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며 “향후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청소년 당뇨병과 코로나19 팬데믹 간의 연관성을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사협회 소아과학학술지 JAMA Pediatrics(IF 24.7) 2024년 12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가 소아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예방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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