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광익 기자] 한국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이 동아시아 4개국(한국, 중국, 일본, 대만)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뿐만 아니라 저체중군의 증가로 체중군 간 양극화도 심화되며, 국내 소아청소년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훙용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공동 연구팀은 국제 협력 프로젝트인 ‘NCD 위험 요소 협력’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동아시아 4개국의 5~19세 소아청소년 비만율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게재됐다.
2022년 기준 한국 소아청소년의 과체중·비만 유병률은 남학생 43%, 여학생 24.6%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 일본, 대만을 모두 웃도는 수치로,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한국 소아청소년의 정상체중군 비율은 남학생 55%, 여학생 77.3%로 다른 3개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국내 소아청소년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대만 청소년은 정상체중군과 과체중군이 감소한 반면, 저체중과 비만군이 증가하는 체중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건강한 체중 유지가 어려운 환경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는 동아시아 4개국 모두 10~11세 연령대에서 과체중·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음을 강조하며, “이 시기를 전후로 적극적인 개입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홍용희 교수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만성 질환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저체중도 성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정상체중군 감소 문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우리와 신체 조건이 비슷한 중국, 일본, 대만과 비교했을 때 한국 소아청소년의 건강 상태가 더욱 우려된다”며 “관련 정책 검토와 전문가들의 관심 및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 소아청소년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경고하며, 정부와 학계,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올바른 식습관 교육, 신체활동 증진, 비만 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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