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 명이 익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익사자는 동남아와 동아시아를 포함한 태평양 지역에서 각각 8만3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WHO는 2000년 이후 전 세계 익사자 수가 38% 감소했으며, 이 중 유럽 지역이 68%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익사는 어린이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익사자의 4분의 1은 5세 미만 어린이이며, 20%는 5세에서 14세 사이로, 익사는 이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WHO는 "익사망률은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계층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며, 예방 조치가 부족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WHO 조사에 따르면, 익사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국가는 조사 대상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또 선상구명장비에 대한 의무 규정을 가진 국가는 38%에 그쳤으며, 민간 부문에 대한 관련 법규는 더욱 부족한 실정이다. 수영장 등 물놀이 시설에서 어린이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펜스 설치를 규정한 나라도 매우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익사는 예방이 가능한 사망 원인"이라며, 관련 법규 강화와 교육, 안전장비 도입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가난한 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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