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고물가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와 슈퍼는 상시 저가 상품·프리미엄 매대 운영 등으로 이런 수요에 대응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4년 3/4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 3000원으로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18만 2000원에 비해 약 9.8배 높았다. 1분위 월평균 가구 소비지출도 129만 6000원으로 소득보다 높아 적자를 기록했지만 5분위 가구는 월평균 504만 5000원 소비지출로 여유였다.
소비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성비 상품을 찾는 동시에 고가 프리미엄 상품도 주목한다. 5000원이 최고가인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올해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매출은 10월 기준 작년 대비 240%, 130%로 수요가 높았다. 동시에 롯데백화점의 색조화장품 매출은 25%,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화장품 매출은 16.1% 올랐다.
이에 마트·슈퍼도 가성비 혹은 프리미엄 상품을 공개한다. 이마트는 1년 내내 식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을 공개했다. 최근 대구시 수성구에 첫 가격혁신 모델인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전체 영업 면적 100평 중 86%는 그로서리 상품으로 구성했을 만큼 식품에 집중했다.
이마트의 가격혁신 모델 매장은 신선식품 가격을 할인점보다 50~80% 할인해 판매한다. 배추, 계란, 육류 등은 물론 딸기, 감귤 등 시세가 중요한 과일도 포함된다. 과일은 할인점보다 가격대를 20~30% 낮춰 공개할 예정이다. 이마트의 PNB 상품 ‘이유 있는 싼 가격’ 시리즈도 70여 종을 준비했다. 비식품군도 1990원부터 7990원까지 다섯 종류 가격대의 균일가로 판매한다.
초저가 상품도 폭발적인 반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부터 1캔 1000원인 라거 맥주 타이탄을 판매 중이다. 해당 맥주는 초기 물량 7만 캔이 출시 3일 만에 전부 판매되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달 초 기준 누적 판매량 총 35만 캔을 달성했다.
저렴한 PB 상품도 적극적으로 출시한다. 홈플러스의 제빵 브랜드 몽블랑제는 지난 6일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케이크는 가격대 1~2만 원 상품으로 로드숍 제품 대비 40% 저렴하다. 이런 가격에 몽블랑제의 '메가 딸기몽땅 생크림 케이크’는 사전 예약 첫 주 만에 목표 판매량 2배를 돌파했다. 또 지난 11월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 예약 전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은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지만 동시에 프리미엄 수요도 꾸준하다. 이에 롯데마트·슈퍼는 프리미엄 매대를 공개했다. 지난달 리뉴얼한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에서 프리미엄 계란 매대와 친환경 곡물 매대를 운영 중이다. 프리미엄 계란 매대는 동물복지란, 1+등급란, 청란, 초란 등 상품들로 구성했다. 해당 상품들은 별도 색깔도 표시해 구분이 용이하게 했다. 친환경 곡물 매대는 프리미엄 쌀 브랜드의 15개 상품을 오프라인 단독으로 판매하나. 친환경 양곡 상품 수도 롯데슈퍼 전 점 평균에 비해 3배 이상 마련했다.
롯데슈퍼는 도곡점 상권을 분석해 이번 프리미엄 매대 설치를 결정했다. 해당 지점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 자리한 만큼 고객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 프리미엄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기존 롯데슈퍼 도곡점의 프리미엄 계란 매출은 전체 계란 매출의 85% 비중을 차지해 전 점포 평균보다 40%가량 더 높았다. 친환경 양곡 상품군 누적 매출은 지난 1월부터 11월 24일까지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나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상권 수요가 높지는 않다 가성비가 압도적”이라면서도 “해당 상권은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가 기존부터 높아 도국점만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프리미엄 과일 상품도 인기 있다. GS더프레시는 지난 11월에는 프리미엄 딸기에 대한 수요로 홍희딸기를 판매했다. GS더프레시에 따르면 프리미엄 딸기인 킹스베리, 클로렐라 등은 전년 대비 매출 각각 35%, 44% 오르는 등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에는 20Brix 당도인 황금 샤인머스캣도 단독으로 출시했다. 기존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가 증가하면서 초기 출시 당시보다 품질 관리가 미흡해졌다고 판단해 황금 샤인머스캣을 들여왔다. 앞서 하얀백자메론. 망고맛방울토마토 등 이색 프리미엄 과일도 농가와 협업해 판매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생필품 등에서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반면 과일의 경우 가격이 높더라도 새로운 품종을 찾는 추세”라며 "저품질 과일보다 새로운 맛과 고당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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