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경찰 추산 20만명 운집…기념셀카 찍고 쓰레기 주우며 '자축'
광화문엔 '탄핵반대' 보수단체 4만명 집결…"국민의힘 해체"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14일 오후 5시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국회 앞은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긴장한 표정으로 1시간 동안 국회 본회의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가결을 알리는 의사봉 소리가 세 번 울려 퍼지자 손뼉을 치고 '만세'를 외쳤다.
"민주주의 만세", "대한민국 만세", "우리가 이겼다" 등 구호가 국회 앞 도로를 메웠다. 일부 시민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6살 아들과 함께 나온 신용석(38)씨는 "아들! 아빠가 기뻐서 우는 거야. 아들한테 너무 잘된 일이야!"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여의도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최대 20만8천명이 모였다. 주최 측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200만명을 추산했다.
이번 퇴진 집회의 상징이 된 '아이돌 응원봉'이 번쩍 들어 올려졌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등 K팝 가요도 울려 퍼지며 흡사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중년 남성들까지도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 거북이의 '빙고'를 함께 부르며 '떼창'에 합류했다.
일부 시민은 음악과 함께 '아이돌 댄스'를 추기도 했다.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자"며 곳곳에서 '셀카'를 찍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동료들과 함께 집회 현장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
이병호(59)씨는 "세계에 모범이 된 집회인 만큼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같은 시간 보수 성향 단체가 집결한 광화문 일대는 싸늘해졌다. 참가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를 하나둘씩 떴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자유통일당,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 등이 주최한 집회에는 경찰 추산 4만1천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600만명을 주장했다.
연단에 선 전광훈 대국본 의장은 "이번 투표도 가짜다. 무효"라며 "국민의힘을 해체하라. 우리는 반드시 대통령을 지켜낼 것"이라고 외쳤다.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는 "총선도 부정, 당대표 선거도 부정, 대통령 탄핵도 사기다.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는 욕설을 섞으며 "이 개XX가 당 대표 될 때부터 이 꼴이 되리라 예상했다. 국민의힘 해산하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6시 5분 기준으로 집회는 이어지고 있지만, 참가자들은 4분의 1 정도(경찰추산 1만명)로 줄었다. 탄핵안 가결 이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동환 한지은 이영섭 장보인 김준태 이율립 최윤선 최원정 최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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