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집회 끝난 뒤에도 축제 분위기…"탄핵 확정 후 국민 위한 새 대통령 기대"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44년 전 그날처럼 전 국민이 끌어낸 민주주의의 승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는 시민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145개 광주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광주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의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탄핵안 가결 소식을 듣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서로의 등을 다독이며 "승리했다"고 포효하거나 얼싸안았고,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집회에 참여한 5·18 단체, 강기정 광주시장 등은 미리 준비한 '탄핵은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승리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3만여명 시민은 공식 집회가 막을 내린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기쁨을 만끽해 현장은 마치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다시 만난 세계', '그대에게' 등 가요를 목청껏 부르면서 이번 집회의 상징이 된 아이돌 그룹의 응원 봉을 머리 위로 흔들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10∼30대 참여자들도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 소리쳤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개사한 캐럴·대중 가요에 맞춰 춤을 췄고, 1980년 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태극기를 흔들며 금남로 곳곳을 누볐다.
특히 재적의원 300명 중 전원이 표결에 참여한 것은 '들끓은 국민들의 민심이 전해진 결과이자 국민들이 한목소리를 낸 결과'라고 자축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들고 온 중학교 3학년 박경찬 양은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잃고 싶지 않아서 같은 반 친구들과 왔다"며 "역사의 현장에 함께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5살 딸과 함께 온 박진우(36) 씨도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탄핵까지 이뤄져 국민을,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대통령이 나타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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