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취임 949일 만에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됨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경호와 의전도 함께 받는다.
국회에서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명패·투표수 300명 재적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204표 반대 85표기권 3표 무효 8표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이에 탄핵소추 의결서 사본이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대로 윤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헌법상으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
헌법 제71조는 대통령이 궐위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로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만큼 경호와 의전에도 변화가 따른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 경호 대상에는 대통령 권한대행과 배우자가 포함된다.
국무총리 같은 경우 경호에 관한 별도 규정은 없으며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2조에 '주요 인사 경호'가 포함돼 있는 것에 따라 경찰에서 경호를 수행한다. 과거에는 서울지방경찰청이 담당했지만 총리실이 세종으로 내려가면서 충남지방경찰청이 총리 경호를 담당하고 있다.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는 즉시 경호 책임은 경호처로 이관된다.서울 종로구 총리공관 역시 현재는 경찰에서 경비를 수행 중이지만 총리가 권한대행이 되면 마찬가지로 경호처 관할이 된다는 것이 관련 업무를 잘 아는 관계자들이 전한 설명이다.
총리 결정에 따라 경호 형태나 범위는 조정될 수도 있다.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소추됐을 때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총리도 아직 직을 지키고 있는 대통령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대통령급 경호를 마다한 바 있다.
청와대 경호실(현 경호처)에서 요원 10여 명이 총리 경호를 위해 투입됐지만 근접 경호는 기존에 하던 대로 총리실에서 담당해 온 경호 인력들이 수행했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때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고 전 총리와 동일한 방식으로 경호가 이뤄졌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의전도 대통령급으로 받을 수 있다.고 전 총리가 국군통수권자 자격으로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및 임관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경례 때 발사된 예포는 국무총리 의전(19발) 대신 대통령 의전 기준에 따라 21발이 울렸다.
다만 역대 권한대행들은 현직 대통령 예우와 여론을 의식해 의전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 총리와 황 전 총리 모두 정부청사에서 직무를 수행했고 청와대 방문을 자제했다.
황 전 총리는 과도한 의전을 줄이기 위해 대통령 방탄차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하던 에쿠스 관용차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3·1절 기념식과 같은 행사에서도 의전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자리가 대통령과 국무총리 사이에 어정쩡한 위치에 놓이면서 과잉의전 논란도 없지 않았다.
황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직함을 새긴 손목시계를 제작해 한 차례 논란이 됐으며, KTX 역 플랫폼으로 차량을 들여 과잉의전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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