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교민과 유학생 등 약 300명은 이날 저녁 주영 한국대사관 인근 공원에서 촛불이나 야광봉, 직접 만들어온 팻말 등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당장 탄핵(Impeachment right now)" 등 구호를 외쳤다.
영국 내 한인들이 결성한 '재영한인촛불집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국민의 뜻과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폭거"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신뢰와 품격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규탄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1분 23초간 묵념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아이들과 함께 온 교민 김현주 씨는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정국 정상화는) 멀고 먼 길이지만 조금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인 파트너와 함께 참석한 미국인 팀 파머 씨는 "2021년(미 의회 폭동)의 으스스한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민주주의가 이렇게 위협받을 때는 모두 일어나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한 정신을 보여주는 한국인들에게 감명받았다"며 "그가 어떤 식이든 퇴진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온 박하영 씨는 "이번 사태에 며칠간 잠도 못 이뤘다"며 "윤 대통령이 이제 정신 차리고 퇴진해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런던 14개 대학 유학생 200여 명이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K-문화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는 유학생인 우리에게 큰 자긍심이었지만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처참히 무너졌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본인이며 유일한 해결 방법은 윤석열의 퇴진뿐"이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대 한인 학생 및 동문, 연구자 등 53명도 10일 낸 성명에서 "친위 쿠데타로 민주주의를 침탈한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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