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국민연금이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이사·신동국 회장 해임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이런 가운데 두 이사의 해임안을 지지했던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이사가 돌연 임시주총 철회를 제안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6차 위원회를 열고 한미약품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전문위원회는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인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의 건과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에 해임의 근거가 불충분해 반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사 해임을 전제하는 신규이사 선임안에도 반대 결정을 내렸다.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재현 사내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을 논하기로 했다. 두 이사가 해임될 경우 빈 자리에 신규이사로 박준석·장영길 선임 건이 올라와 있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의결권 10.23%를 보유한 2대주주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결정이 나온 직후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이사는 임시주주총회 철회를 공식 제안했다.
임 이사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 주주 신뢰는 물론 회사의 안정적 발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계열사 이사진과 모든 주주들이 협력해 그룹의 발전 방향과 주주 가치를 보호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박재현 등 이사 해임 의견을 강조했던 임 이사가 입장을 돌연 바꾼 데에는 이번 임시주총의 패색이 짙어져 내린 판단이라는 시각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임 이사가 최근 의결권 자문사가 형제 측 의견과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고, 국민연금마저 돌아선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을 한 것같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 이사의 제안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이런 제안의 진정성이 있으려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결과 및 오늘 국민연금 결정 전에 나왔어야 하는 내용”이라며 ”무차별 고소, 고발 등 회사를 혼돈에 빠드린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제안이 동생인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이사와 사전 협의 된 것인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현재 시점에서 임시 주주총회 취소를 검토하거나 번복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임 이사 제안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