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에 따른 정치 불안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주식시장이 예상과 달리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동안 기관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577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날 외국인도 187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기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동안 총 2조4645억 원어치를 매수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6일까지 매도세를 이어가다가 이번 주부터 매수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들로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반등과 11월 고용 지표 개선 등 경기 회복 신호를 꼽았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 방침이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환차익 기대도 커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평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됐던 우량주를 담을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4일부터 5거래일 동안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NAVER,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POSCO홀딩스 등이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으며, 각각 4770억원과 2212억원을 사들였다. 카카오는 3위에 오르며 1174억원, NAVER는 5위로 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역시 비슷한 종목들을 순매수했다. NAVER를 1376억원으로 가장 많이 담았고, SK하이닉스는 12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카카오는 300억원어치를 추가 매수했다.
노 연구원은 "수급 키를 갖고 있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통해 증시의 중장기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