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고 달아난 '마세라티 뺑소니범'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 새벽 도심에서 마세라티 차량을 몰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뒤 달아났던 A씨(32)가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사·도주치상),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마세라티 운전자 A씨(33)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범인도피 혐의로 함께 기소된 고교 동창 B씨(34)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9월24일 오전 3시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마세라티를 몰던 중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퇴근하던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었고 뒷자리에 탑승해 있던 여자친구가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50㎞였다. 피해자들은 정속 주행 중이었으나 A씨는 시속 128㎞로 과속하다가 추돌사고를 냈다.
검찰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추산한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93%로 만취에 해당돼 사고를 내지 않더라도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수준이다.
사고 이후 A씨는 지인 도움을 받아 도주했다. 그는 일행에게 "사고를 냈다. 도피시켜달라"고 부탁한 뒤 광주 서구 한 호텔에서 짐을 챙겨 대전으로 달아났다.
이후엔 현금을 사용해 택시나 공항 리무진 버스 등 대중교통을 타고 인천공항을 거쳐 서울 등을 배회하다 범행 2일 만인 9월26일 밤 9시50분쯤 서울 역삼동 유흥가에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수사기관에 "사고 직후 겁이 나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B씨는 도주치사 범죄를 알고도 텔레그램에서 구매한 대포폰을 제공하는 등 A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광헌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마신 술의 종류와 음주량 등을 고려하면 검찰의 기소 내용대로 주취 상태로 운전한 것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은 교통사고로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다. 그러나 도로 위에 피해자들을 방치한 채 도주하고 경찰을 피해 도피행각을 이어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재판이 결과를 들은 20대 피해자 C씨는 울분을 토했다. C씨는 교통사고 이후 병원에서 깨어나 여자친구를 먼저 찾았으나 여자친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C씨는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10년형을 내렸지만 형량이 여기에 그치는 것에 억울하다. 향후 탄원서 제출, 검찰의 항소 등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C씨는 여전히 똑바로 걷지 못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면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잘못한 게 없는데 무엇이 미안하냐'는 말에도 "그저 미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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