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번 계엄사태로 국민은 소비심리가 위축돼 여행 계획을 포기하고 외국인은 여행위험국인 한국을 목적지에서 제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고환율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도 문제다.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계엄사태 후 첫 주말의 국내외 관광객 수는 전주 대비 3.4%(120만명) 감소했다. 이는 한국관광공사가 신용카드·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산한 수치로 내국인 여행객을 포함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경기가 안 좋았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봤을 때 한국이 여행 목적지로서 매력이 떨어지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정국 불안정에 따른 환율 상승도 면세업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면세점은 달러 기준 가격으로 결제를 받기 때문에 환율이 치솟으면 면세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기도 한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선포 전날인 지난 2일 1406.5원에서 선포 당일(3일) 장중 1442원을 찍었다. 13일 오후 2시 기준 1433.1원 수준이다.
최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구역 면세점의 임대료 부과 방식을 변경해 부담을 덜어줬음에도 면세업계에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구역에서 영업하지 않는 현대면세점과 지난해 인천공항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혜택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든 내국인이든 관광객 수가 감소하면 면세점 전체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임대료 감면 등 단기적·제한적인 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불안정한 정치적인 상황이 조속히 정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는 최근 중국인 단체 수요 감소와 고환율 등으로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460억원 ▲신세계면세점 162억원 ▲신라면세점 382억원 ▲현대면세점 80억원 등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지난 8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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