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슈의 돈 후안'으로 유명한 갑부 노자키 유스케(사망 당시 77세)의 살해범으로 지목돼 기소된 전처 스도 하야키 피고(28)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유스케씨는 주로 부동산 투자와 주류 판매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으나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린 것으로 유명한 사업가다. 따라서 그는 '기슈의 돈 후안(와카야마현 등의 지역 바람둥이 돈 조바니라는 뜻)'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유스케씨는 2018년 5월24일 오후 4시50분~오후8시 사이 자택에서 각성제 과다섭취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 당시에는 그와 함께 있었던 전처 하야키씨만 있었다. 하야키씨는 남편이 각성제를 과잉섭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다수의 간접증거를 내놓고 하야키씨의 범행 연관성을 주장하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사건전에 인터넷에서 '노인 완전범죄' 과잉섭취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하야키씨는 남편 유스케가 있는 2층을 평소보다 더 많이 오르내렸다. ^사망 한달전 하야키씨는 약물 밀매인에게 치사량이 넘는 각성제를 주문하고 실제로 접촉한 증거가 있다.
하지만 와카야마지 지방법원 판결은 "검찰측의 간접증거를 모두 검토해봐도 결장적인 증거가 없어 무죄를 판결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 대법원도 2010년에 '의심은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재판 철칙을 제시했었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라틴어로 'In dubio pro reo'로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모든 피고인은 유죄가 입증될때까지 무죄로 추정해야 하고, 피고인이 부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아서는 안되며, 유죄를 판결하기 위해서느 '명확하고 확실한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원칙이다.
한마디로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의심스러운 경우 피고인인에게 유리하게 판결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장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피고가 범인이 아니라면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관계가 필요한 증거가 있아야 한다는 원칙이기도 하다.
법쟁 다툼중 증인으로 나온 각성제 밀매인이 '빙설탕을 팔았다'고만 증언한 것도 피고에게 유리한 판정을 받은 이유가 됐다. 밀매인이 하야키씨에게 확실히 각성제를 판 것으로 말하지 않아 더 이상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다.
특히 사망한 노자키씨 본인이 사고가 나기 한달전 지인과 통화에서 "난 각성제를 먹고 있다"라고 말했다는 증언자가 나온 것도, 그가 스스로 치사량을 먹고 죽었을 가능성도 있었다는 의심을 살만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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