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식품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1월 세계식품가격지수는 127.5로, 전월 대비 0.5%,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식용유 가격의 급등이 식품가격지수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식물성 기름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7.5% 상승한 164.1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2.2% 급등한 수치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로, 팜유, 유채씨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등 주요 식물성 기름의 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팜유 주요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2025년 1월부터 디젤 연료에 혼합되는 바이오연료 비율을 기존 35%에서 40%로 높일 예정이며, 이는 팜유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장마와 홍수로 인해 야자수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 인해 팜유 가격의 국제적 지표로 여겨지는 말레이시아 시장의 평균 가격은 11월 기준 톤당 4900링깃(약 1108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대두유 역시 식용 수요 증가와 함께 바이오연료로서의 수요가 확대되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해바라기유와 유채씨유는 세계적인 공급 불안정 상황에 직면하며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반면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곡물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8.0% 하락했다. 남반구 주요 생산지에서 수확기가 시작되면서 공급이 증가하고 국제 수요가 둔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밀 가격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설탕 가격도 안정세를 찾았다. 브라질의 강수량 증가로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우려가 완화되면서 설탕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21.7%,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했다.
식품 가격 상승은 세계적으로 공급망과 생산 상황의 변동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식물성 기름과 같은 주요 품목의 경우, 수요 증가와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 감소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