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레트로바이러스제, 1회 주사로 6개월간 HIV 감염 예방"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2024년 올해의 혁신'에 1회 접종으로 6개월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을 막아주는 주사제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와 관련 연구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H. 홀든 소프 사이언스 편집장은 이날 사설에서 "수십년간 발전에도 HIV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백신은 요원하다"며 "새로운 주사제 레나카파비르는 한 번 접종으로 6개월간 예방효과가 있는 약물로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구 또는 피하 주사로 투여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인 레나카파비르(상품명 Sunlenca)는 HIV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처방 약이다.
사이언스는 이 약이 임상 시험에서 아프리카 청소년 소녀와 여성은 100%, 여러 대륙의 다양한 성별에서는 99.9%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며 이런 효과의 비결은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보호하는 HIV의 캡시드 단백질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레나카파비르는 캡시드 단백질을 경화시킴으로써 바이러스 복제의 주요 단계를 차단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사이언스는 캡시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메커니즘은 한때 비실용적으로 여겨졌으나 레나카파비르의 성공으로 다른 바이러스 질환 치료에도 영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레나카파비르는 처음에는 다른 약물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한 구제 요법으로 개발됐지만, 지속형 주사제 형태로 개발된 레나카파비르는 이제 HIV 예방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약물로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레나카파비르는 내년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전 세계 출시는 경제성, 제조 계약, 보건 인프라 상황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레나카파비르의 잠재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레나카파비르가 이전의 생물의학 발전과 함께 전 세계 보건 위기인 HIV/에이즈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 : Science, H. Holden Thorp, 'The great work continues', http://dx.doi.org/10.1126/science.adv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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