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2002 세대의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국·일본 월드컵은 많은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 대회가 열린 2002년 6월, 한국은 붉게 물들었고 대표팀은 최선을 다해 ‘4강 신화’를 써 내려갔다. 2002 월드컵이 한국 축구 문화를 뒤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축구의 본고장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아졌고, 팬들도 해외축구에 관심을 크게 가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진 좋았다. 하지만 곧 2002세대는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 당시 홍명보 당시 코치는 A급 자격증이 없었지만, 당시 감독이던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가 원한다는 이유로 대회 본선에 동행했다. 또한 안정환이 P급 자격증 자격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고, 다른 축구인들과 달리 쉽게 프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물론 최용수, 황선홍 감독 등 코치부터 차근차근 수업을 밟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김남일 전 성남FC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9년 프로축구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맡았다. 하지만 당시 파비아누 감독이 1년 계약한 것과 달리 김남일은 3년 계약을 맺으면서 ‘차기 감독 내정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20시즌 성남FC를 맡았지만, 2022시즌 종료 후 팀은 강등됐고 그는 해당 시즌 중 자진 사임했다. 당시 김남일의 성적은 역대 성남 감독 중 최저 승률이었다.
설기현 전 경남FC 감독 또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015시즌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그는 리그 개막을 단 4일 남겨둔 시점에서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이후 그는 성균관대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자격증이 없어 U리그 개막전을 학교 건물에서 지켜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후 누구보다 빨리 프로 감독이 될 기회를 잡았지만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그는 경남을 K리그1(1부)로 이끌지 못한 채 물러났다.
다가올 2025시즌엔 화성FC의 지휘봉을 잡은 차두리, 경남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을용이 기회를 잡았다. 특히 차두리 감독은 현역 은퇴 이후 짧은 대표팀 코치 시절을 제외하면 프로 무대 지도자 경력이 전무하다. 처음 감독으로 나서는 그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을용 감독은 코치 생활이 길었지만 2019시즌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석코치를 맡은 이후 프로 무대와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 또한 2018시즌 서울 감독 대행, 2019시즌 제주 감독 대행 당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해당 시즌 서울은 승강 플레이오프(PO), 제주는 K리그2로 강등당한 아픔도 있다.
2002 멤버가 아닌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저 같은 감독에겐 패자부활전이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반면 지도자 경험이 부족하고, 성적이 좋지 않음에도 2002세대는 언제나 1순위로 기회를 받아왔다. 2002 세대의 이번 도전 결과에 따라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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