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KT 장성우(왼쪽)와 강백호. 스포츠동아DB
장성우(34)와 강백호(25)가 KT 위즈의 안방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을까.
KT는 2025시즌에도 장성우와 강백호를 앞세워 안방을 꾸릴 참이다. 올 시즌 활용한 조대현(25)을 이들의 백업으로 두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백업 중에서 경쟁력 있는 포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 구도가 이어질 공산이 높다. 3명 중 지명타자를 자주 맡은 강백호는 올 시즌 막판 선발포수로 출장한 빈도가 조대현보다는 낮았다. 단, 경기 후반 포수 마스크를 쓰거나 주 1회가량 선발출장해 쌓은 경험이 적지 않다. 2025시즌에도 포수 출전 비중을 나눌 기량은 갖추고 있다.
KT로선 강백호가 포수를 맡는 게 좋다. 강백호는 과거 1루수와 외야수를 소화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우익수 선발출장 횟수가 불과 3차례였고, 1루수로는 없었다. 사실상 거의 뛰지 않는 포지션이 돼 버리는 바람에 지명타자 출전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KT가 더는 강백호에게 지명타자 자리를 보장해줄 순 없다. 프리에이전트(FA) 허경민의 영입으로 기존 3루수 황재균이 포지션을 옮기게 돼 1루수를 다투는 선수가 문상철, 오재일까지 3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이강철 감독은 허경민에게 한 번씩은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생각을 품고 있다. 즉, KT에서 지명타자는 한 선수가 꿰차고 있기 어려운 자리다.
강백호 역시 포수를 맡는 게 좋을 수 있다. 2025시즌을 마치고 생애 처음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가치를 높여야만 하는 시즌이다. 또 10월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를 요청받기도 했다. 신분조회는 본격적 관심의 표명이라기보다는 선수 정보 확인에 지나지 않는 절차다. 따라서 해외 진출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지만, 국내외에서 모두 주목받을 수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다만 자신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소화할 수 있는 수비 포지션이 필요하다. 강백호에게는 그 포지션이 포수일 수 있다.
주전 장성우의 동기부여 역시 남다르다. 2022시즌을 앞두고 KT와 4년 계약을 맺은 그 또한 2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다. 이에 이 감독은 동기부여 측면을 고려해 그에게 주전 포수에 주장의 중책까지 맡겼다. 장성우는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KT가 강팀으로 올라서는 데는 위대한 주장 유한준, 박경수가 있었다”며 “두 선배의 뒤를 잇는 주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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