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고영미 기자] 국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을 앞둔 가운데 지난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화환에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것이다', '국정 마비 민주당 아웃', '부정 선거 바로잡는 윤석열 대통령'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화환이 이어지고 있는 용산과 달리 국민의힘 당사와 의원들에게는 ‘근조화환’이 속속 배달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에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다.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를 포함해 ‘보수 심장’ 대구에서도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투표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 사무실에는 지역구 시민들이 항의의 뜻으로 보낸 ‘근조화환’이 배달되기도 했다.
“尹 지키는게 나라 지키는 것”…尹 지지자들 화환 보내
국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을 앞둔 가운데 지난 1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했다.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화환들은 미국 워싱턴·하와이는 물론, 충남 논산·인천·수원·안양·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배달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실 앞에 화환이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차량 출구 앞 담장 외벽에 줄지어 세워진 화환에는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것', '내란죄는 정작 민주당 패거리들, 계엄령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오는 14일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 등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 협의회 린다 한 회장은 '내란죄는 정작 민주당 패거리들'이란 격한 문장을 화환에 담아 보냈다.
또한 서울시민 일동'이란 이름으로 배달된 화환에는 '우리가 뽑은 윤석열 대통령, 끝까지 지지합니다'라는 내용의 응원 문구가 담겼다.
김건희 여사 공식 팬카페에서도 긴급 공지를 띄워 윤 대통령에게 응원 화환을 보낼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대통령경호처는 이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통령실 앞에 펜스를 일부 설치해 대통령실이나 국방부 등을 오가는 차량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있는 한편 대통령을 비판하는 화환은 설치를 막아 응원 화환만 늘어서게 됐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여의도‧TK‧부산 등지에서 ‘국민의힘 장례식 퍼포먼스’
응원 화환이 즐비한 용산 대통령실 앞을 벗어나면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장례식 퍼포먼스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윤석열퇴진을위해행동하는청년들(윤퇴청)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국민의힘 장례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청년들은 검은 옷을 입고 탄핵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을 상징하는 105개의 국화를 준비해 헌화했다.
윤퇴청 측은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윤석열 탄핵 투표에 불참함으로써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방치하고 예측불허의 후속사태를 막는 데 실패해 국민들을 불안 속에 여전히 밀어넣고 있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공당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국민의힘에 사망을 선고하며 부고 소식을 전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1일 부산 수영구 국민의힘 부산시당 앞에서도 '내란공범 국민의힘 사망선고 장례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석열퇴진 부산비상행동 등 참가자들은 부산시당 입구에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내란공범 국민의힘' 이라는 푯말을 씌운 국민의힘 관을 운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진보당 전남도당도 11일 오전 전남 나주시 국민의힘 전남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당 앞에 늘어선 근조화환 앞에서 영정사진을 올렸다.
같은 날 ‘보수 심장’인 대구에서도 대구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공범 국짐당 장례식' 집회가 열렸다.
상복을 입고 무대에 선 진영미 대구촛불행동 상임대표는 “내란수괴 윤석열과 국민의힘 105명의 내란죄 공모자는 이제 ‘내란의힘’이라 불리며 이제 그 명을 다해 장례를 치르게 됐음을 고한다”며 “국민의힘 장례식에서 국민을 대표해 상주를 자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대구 중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도 15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윤석열 탄핵 대구시민 시국대회’를 열었다.
“국민을 배신한 국민의힘 해체하라” 근조화환 배달 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에게도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배현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송파구 주민들은 지난 10일 “최소한의 사람 된 도리라면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표결에 참석해 탄핵 가결을 무조건 눌러야 한다”고 촉구하며 배 의원실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근조화환에는 ‘평생의 배신자 배신현진’, ‘윤석열 탄핵에 동의하라’ 등이 적혀 있었다.
지난 10일 오후 부산 연제구 김희정 국회의원 사무실에도 항의 문구가 담긴 근조화환이 도착했으며 같은 달 정동만 의원 사무실에도 탄핵 불참 정동만 사퇴하라', '탄핵만이 살길이다'라고 적힌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이 같은 근조화환은 금정(백종헌)과 사하(조경태) 등 다른 구에서도 이어졌다. 근조화환에는 '먼저 등져놓고 표 달라 마세요', '민주주의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지난 11일 포항시 남구 대잠동 이상휘 의원 사무실에는 시민이 보낸 근조 화환 2개가 놓여 있었으며 포항 북구 국회의원인 김정재 의원 사무실에도 "민주주의 명복을 빈다"란 내용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
이와 함께 울산 남구 삼산동 국민의힘 울산시당 앞에도 20여 개의 근조화환이 늘어섰다. 20여 개의 근조화환엔 ‘죽었을 테니 보냅니다. 살아있었음 투표했겠지.’ '국민을 배신한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산하라', '익명의 울산시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이와 함께 지난 9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앞에는 ‘내란 공범’ ‘부역자’ ‘김재섭은 도봉구를 떠나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는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신동욱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도 이날 ‘탄핵만이 살길인데 그걸 걷어찼다네요’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서울 마포구 갑이 지역구인 조정훈 의원의 사무실에도 ‘내란공범’ ‘부역자’ ‘조정훈은 마포를 떠나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충남 서산·태안 성일종 국회의원(국회 국방위원장) 서산사무실에는 지난 10일 근조화환 11개가 놓여졌다.
근조화환에는 '성일종은 서산을 떠나라', '믿으면서 찍어준 표 내란으로 돌아오네', '내란공범! 부역자! 성일종', '보수는 죽었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성남시 분당을 김은혜 의원 사무실 앞 도로에는 근조화환 10여 개가 늘어섰으며 근조화환에는 "투표로 뽑혀 놓고, 투표를 안 해?", "탄핵 날리면 김은혜 out", "내란의 은혜 행복해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박수영 “근조화환 시위, 홍위병식 광풍” 비판
한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일부 시민들의 근조화환 시위 등을 두고 '홍위병식 광풍'이라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문화혁명 당시 홍위병인가?'라는 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성은 인정하지만, 계엄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면서도 "지금 좌파들이 보이는 홍위병식 광풍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비민주적 폭력의 극치이자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언필칭 민주주의를 외치고 탄핵을 외치면서, 하는 짓은 비민주적 중공식 문화혁명을 답습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이 본연의 업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