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특별담화와 관련해 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장' 자격으로 민주당 입장을 발표하며 윤 대통령 담화를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지적했다.
그는 "오늘 담화문을 통해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명백히 드러났다"며 "헌정 질서를 수호하겠다는 명목으로 헌법과 법률을 어긴 계엄 기획 발언은 불법 계엄을 자백한 것이며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변론을 염두에 두고 극우 세력의 소요를 선동했으며, 관련자들에게 증거 인멸을 공개적으로 지시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에 대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질서 있는 탄핵뿐"이라며 "국민의힘은 즉각적으로 탄핵 자유 투표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탄핵 추진과 관련해 "국회는 이번 주 토요일 윤석열 탄핵 가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신속히 결정을 내려 국가 정상화 시간을 최소화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대위를 중심으로 탄핵안 가결 때까지 매일 아침과 저녁 상황 점검 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담화를 보면 그의 상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내란 사태에 가담한 인물들이 쏟아내는 진술에도 불구하고 거짓말과 증거인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윤 대통령을 긴급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탄핵 표결과 관련해 "당 내부에서 내일 표결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 탄핵안의 엄밀성과 구체성을 가다듬고 있는 단계이며, 준비 상황을 살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의 행동이 기이하다 해서 국회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며 "국민과 함께 윤 대통령 직무 정지를 위해 원칙대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저를 탄핵하거나 수사하더라도 당당히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질서 있는 퇴진론'을 거부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조치가 "국정 정상화를 위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며, 국회의 해제 요구로만 통제할 수 있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처럼 사법 심사 대상이 될 수 없는 통치 행위"라며 "이를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또한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개인적 인기나 자리보전에 얽매인 적 없다"며 "자리보전만을 위해 국헌 문란 세력과 맞서 싸우지 않았을 것이며, 비상계엄 선포 역시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는 그들의 대표에 대한 유죄 선고를 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이야말로 국헌 문란"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담화문은 약 29분 분량으로 녹화돼 언론사에 배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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